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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기은서 주식매물 쏟아진다…KAI·KT&G 팔릴까

산은·기은서 주식매물 쏟아진다…KAI·KT&G 팔릴까

입력 2015-11-01 14:07
업데이트 2015-11-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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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정책금융기관이 가진 비금융회사 지분을 팔도록 한 것은 정책금융 지원의 장기화를 막고 매각대금을 재원으로 새로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계획대로라면 수년간 국책은행으로부터 주식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 변화에 따라 새 주인을 맞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책적 고려 때문에 지분을 보유했던 곳이나 구조조정 중인 곳도 있어 실제 매각 작업에 착수하더라도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시장가치 매각’을 원칙으로 세우면서 시장평가에 따라선 장부가격보다 싼 값에 팔리는 주식도 나올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

◇ 어떤 주식이 매물로 나올까…KAI·KT&G 등 ‘대어급’ 주목

1일 금융위의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 방안’을 보면 정책목적을 달성한 기업에 대해선 그간 출자전환했거나 투자했던 지분을 2016∼2018년에 매각한다.

‘정책목적 달성’의 기준은 출자전환 기업의 경우 정상화된 곳, 지분투자 벤처·중소기업은 투자기간이 5년을 넘은 곳으로 정해졌다.

계획은 산은이 보유한 비금융회사 지분을 중심으로 짜졌다.

산은이 지분 5% 이상 출자한 비금융사는 377개(출자전환 34개, 중소·벤처투자 등 343개)로 장부가로 9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5% 이상을 출자한 비금융 자회사는 118개(출자전환 16개, 중소·벤처투자 102개)로 지분 규모는 장부가 기준으로 2조3천억원이다.

금융위는 장기적으로 정책목적 달성 기준에 해당하면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의 지분도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지만, 우선 15% 이상을 가진 비금융 자회사에 초점을 맞췄다. 118개 중 한국감정원과 한국관광공사를 뺀 116개에 해당한다.

이 원칙에 따라 산은이 3년간 집중매각할 지분은 출자전환 후 정상화기업 5개, 중소·벤처 투자기업 86개 등 91개로 추려졌다.

이 가운데 중소·벤처기업은 미미하다. 지분율 15% 이상인 중소·벤처기업 100개의 평균자본금이 12억7천만원이고 산은의 평균 지분율과 지분액은 21.6%에 2억7천만원이어서다.

이에 따라 관심은 출자전환기업 중 매각 대상 지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3년 내에 집중 매각할 대상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한국지엠, 아진피앤피, 원일티엔아이 등 5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의 지분율은 KAI 26.75%(약 2천608만주), 대우조선 31.46%(6천21만주), 한국지엠 17.02%(7천70만주)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3년 내 매각 대상에 기업은행의 KT&G 지분 6.93%(951만주)와 수출입은행의 성동조선·대선조선 지분 각 70.71%, 67.27%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장사의 지난달 30일 종가는 KAI가 9만원, 대우조선은 6천940원, KT&G는 11만4천원이다. 보유지분의 시장가치는 각각 2조3천억원, 4천100억원, 1조800억원이 넘는다. 한국지엠의 장부가는 2천695억원이다.

이밖에 앞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정상화를 이루면 매각 대상에 오를 산은의 출자전환회사 지분도 적지 않다. 현대시멘트와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 동부제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 변수 많아 매각 성사 미지수…인수자 찾기도 쉽지 않을 듯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이 해마다 연도별 매각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매각 실적을 점검해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매각을 독려할 계획이다.

매각계획에 포함된 기업의 지분을 팔 때 관련 산은 임직원에 대해선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면책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양대 매각원칙으로 ‘신속한 매각’과 ‘시장가치 매각’을 제시했다. 매각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을 폐기하는 대신 시장가치 매각을 내세움에 따라 장부가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적정 손실을 반영하고 나서 시장가치로 팔겠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선 헐값 매각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면 기업은행이 1998년 10월 KT&G 주식을 취득한 금액은 총 1조2천억원으로 현재 시장가치보다 높다.

매각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 지분의 경우 정책적, 전략적 목적 때문에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것으로 안다”며 “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각 대상에 올랐더라도 실제 파는 절차에 착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999년 항공산업 빅딜로 탄생한 KAI 지분도 팔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산은에 통합된 옛 정책금융공사는 2012년에만 KAI 지분 매각을 두 차례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2차 매각 때도 예비입찰 때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 중 대한항공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자동 유찰됐다.

KAI는 현재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과 현대차가 각 10%, 두산계열의 디아이피홀딩스가 5%를 갖고 있다. 방산업체여서 외국에 팔기도 어려워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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