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 넉달만에 상승세 돌아섰지만 전월대비 수출 폭 둔화로 생산은 줄어
“경기 회복기 일시적 혼조 현상” 시각 속 불확실성 혼재… 회복 여부 지켜봐야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던 소비가 ‘부진의 늪’을 탈출하자마자 기지개를 켜던 생산이 위축되는 등 경기 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는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3개월 연속 증가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줄어든 까닭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경기 회복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혼조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산업현장의 생산 활동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0.2%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월과 견줘서는 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수출이 안 좋았기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전월 대비 증가 폭은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또 금액 기준으로 집계하는 수출과 달리 산업생산은 물량을 보는데 유가 상승으로 수출 가격은 올랐지만 물량은 엇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이 전월보다 각각 11.5%와 6.1% 줄었다. 올 들어 한국산 반도체 부품을 수입해 쓰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이들의 수요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등 해외 공장 생산이 줄면서 자동차부품 수출도 감소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화장품(비내구재)과 승용차(내구재), 의복(준내구재)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3.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전환된 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면세점 판매는 전월보다 9.5% 증가한 1조 25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개월 연속 소비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중국의 보따리상들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에 앞서 미리 가방과 화장품 등을 대거 사간 것으로 풀이된다.
어 과장은 “전반적인 경기 상승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회복세가 강하다고 볼 수 없어 앞으로의 경기지표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는 등 긍정적인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통상 현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함께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경기 부문별 활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04-01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