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협은행장 못 정해… 4일 재논의
수협은행이 차기 은행장 선출 문제를 놓고 절뚝거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행장 공모에서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해 재공모를 한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31일 최종면접을 진행했지만 끝내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내부 출신 행장을 기대하는 수협 측 사외이사와 현 행장을 미는 정부 측 사외이사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누가 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됩니다.첫 공모 때 지원서를 내지 않았던 이원태 현 수협은행장이 뒤늦게 연임 도전장을 내밀면서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와 2파전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행추위는 정부 측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 측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구성원 수로 보면 현직 행장을 맡고 있는 이 행장이 좀 더 유리해 보이지만 최종 후보를 결정하려면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반대하면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수협 출신으로 1차 공모 때 수협 측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던 강 감사가 재공모까지 오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행추위는 오는 4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수협의 적극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정부 측 행추위원들이 퇴짜를 놓은 강 감사 대신 이 행장이 결국 연임을 하게 된다면 상처뿐인 승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파다합니다. 행추위에서 최종 후보로 낙점된다고 해도 수협은행의 최대주주인 수협중앙회가 주주총회에서 반대하면 선임이 안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파국’이지요. 노조에서는 수차례 관피아 반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 측 행추위원들이 쉽사리 입장을 바꿀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한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러려고 두 번씩이나 공모를 했나 싶다”며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04-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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