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 서울·부산 1년새 최고 11% 올라 고공행진
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 부동산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서울과 경기, 부산 등 대도시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 과열을 잠재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들은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늘어나는 부동산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기존 살고 있는 주택이 처분되지 않아 분양 받은 새 아파트로 입주하지 못하는 입주 예정자들이 적지 않다. 대출 받아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시름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미분양 아파트가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부동산 호황으로 대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새 10% 이상 껑충 뛰었지만 지방은 정 반대다. 1년 전보다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고, 처분을 위해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대도시와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부산이다. 작년 6월 1㎡당 평균 264만원이었던 이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293만원으로 11%(29만원)나 올랐다.
서울과 제주,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도 7% 이상 뛰었다.
서울의 이달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1㎡당 1년 전 549만원보다 7.3% 오른 589만원에 거래되고, 제주 역시 289만원에서 310만원으로 7.3% 상승했다.
세종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73만원으로 1년 전 255만원에 비해 7.1% 올랐다.
인천과 대전, 경기, 강원, 전남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도 1년 전보다 2∼4% 오르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4월 기준 1.9%)을 웃돌았다.
그러나 경북과 대구, 충북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경북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1㎡당 평균 166만원에서 164만원으로 1년 새 1.2% 떨어졌고, 대구 매매가 역시 266만원에서 264만원으로 0.8% 하락했다.
충북도 사정은 비슷해 1㎡당 평균 182만원에서 181만원으로 0.5% 소폭 하락했다.
광주와 울산, 충남, 경남, 전북 역시 아파트 매매가 인상률이 2%를 밑도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했거나 인상 폭이 미미한 지역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지역 경제의 ‘짐’으로 떠올랐다.
광주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 3월 696가구에서 한 달 만에 1천392가구로 2배나 증가했고 충북도 같은 기간 4천415가구에서 5천755가구로 30.4%(1천340가구) 늘었다.
지난 4월 635가구 분양에 나선 청주 흥덕 파크자이는 전체 분양 물량의 89.6%에 달하는 569가구가 무더기 미분양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북에서는 같은 기간 7천538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7천472가구로 고작 66가구 줄어드는 데 그쳐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까지 등장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 3월 553가구에서 571가구로 18가구 증가했고 대구에서도 같은 기간 10가구에서 85가구로 많아졌다.
이에 반해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곳에서는 미분양이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서울은 지난 3월 대비, 4월의 미분양 주택이 43가구 줄어든 157가구로 집계됐고, 준공 후 미분양도 119가구에서 87가구로 감소했다.
세종은 미분양 주택이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자체가 없다. 청약 접수 때부터 미분양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활황세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단호한 조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는 지방으로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라며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가뜩이나 빙하기를 겪고 있는 지방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