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2차 개정협상 31일 서울 개최…세이프가드 문제 제기

한미FTA 2차 개정협상 31일 서울 개최…세이프가드 문제 제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1-26 09:44
수정 2018-01-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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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ISD·무역구제 등 주요 쟁점별 본격 ‘힘겨루기’ 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2차 라운드가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린다.

정부는 협상 주요 안건 중 하나로 최근 미국이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2차 한미FTA 개정협상을 오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 측은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이, 미국 측은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9시간 가까이 진행한 1차 협상에서 서로의 기본 입장을 확인했다.

당시 정부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와 무역구제 등을 관심 분야로 제기했고, 미국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1, 2위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1차 협상에서 상대방의 의중 파악에 집중한 양국은 2차 협상에서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양측은 1차 협상에서 제기한 각각의 관심 이슈에 대한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차 협상 이후 관계 부처 회의, 업계·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미국이 제기한 이슈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등 후속협상을 준비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차 협상에서 미국 측 관심 분야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우리 관심 분야별 구체적인 입장을 미국 측에 제기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미국이 지난 23일 태양광 전지·모듈과 세탁기에 발동한 세이프가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그동안 우리 업계는 날로 거세지는 미국의 수입규제를 애로 사항으로 제기해왔고 정부도 개정협상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과 한미FTA 개정협상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이번 세이프가드는 한미FTA의 무역구제 부분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한미FTA 10.5조는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자국 산업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 중대한 원인이 아닐 경우 해당 협정국의 품목은 글로벌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세탁기는 중대한 피해의 원인이 아니며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세이프가드에 한국산 세탁기도 포함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한미FTA 10.5조를 취지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 규정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수준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NAFTA의 글로벌 세이프가드 관련 조항은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심각한 피해의 중대한 원인이 아닐 경우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shall exclude)고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FTA는 제외할 수 있다(may exclude)고 해 미국의 재량에 맡겼다.

양국이 2차 협상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산업부 당국자들은 2차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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