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가상자산 10개 중 3개 ‘상장 폐지’… 절반은 2년 못 버텼다

[단독] 국내 가상자산 10개 중 3개 ‘상장 폐지’… 절반은 2년 못 버텼다

손지연 기자
입력 2024-10-22 18:21
수정 2024-10-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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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법 보호 못 받는 상장 기준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상장 결정
사업 확장하려 무리한 상장 추진
“상폐 과정서 투자자 피해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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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본격화 이후 지난 7년간 국내에 상장된 가상자산 10개 중 3개가 상장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의 절반은 시장에서 채 2년도 버티지 못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한 상장을 반복하는 과정에 개인 투자자만 고스란히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4곳(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상장한 가상자산 총 1366개 중 461개(33.7%)가 상장 폐지됐다. 국내에선 2018년 이후 가상자산 거래가 본격화됐다. 이번 조사 대상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곳의 거래량은 99.95%를 차지한다.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461개의 평균 상장 기간은 786일(2년 1개월 26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50.3%)인 232개가 2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다. 73개(15.8%)는 1년도 버티지 못했다. 상장 기간이 가장 짧은 가상자산은 2018년 1월 상장 폐지된 ‘디직스다오(DGD)’로 상장 기간은 77일에 불과했다. 당시에도 업계에선 “업비트가 무분별하게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받으면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이 상장 폐지된다는 건 국내 거래 창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7월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가상자산 상장 여부는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정한다. 기준이 자율적이고 모호하다 보니 가상자산은 무더기로 상장됐다가 무더기로 사라지는 행태가 반복된다. 이름도 근본도 모를 코인 등 가상자산들이 무더기로 상장됐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행태가 반복되는 이유다. 같은 기간인 지난 7년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상장 폐지된 주식은 0개다. 비교적 상장이 쉽다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7년 동안 상장 폐지된 주식은 5종목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거래소들이 상장 기준 심사라는 기본 의무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거래소들이 수수료는 받으면서 합리적인 심사도 안 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시장에 가상자산을 내놓고 있다”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3조원에 달하는 만큼 상장 폐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를 줄여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2024-10-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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