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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공급 축소’ 시그널로 주택구입 유도

정부, ‘주택공급 축소’ 시그널로 주택구입 유도

입력 2013-07-24 00:00
업데이트 2013-07-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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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후 주택 전세 전환유도, 미분양 적체지역 인허가 제한민간주택까지 인위적 사업 조절…2017년 이후 시장왜곡 우려도

정부가 24일 4·1 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로 발표한 주택수급조절방안은 과거 시장과열기에 계획된 수도권의 공공택지나 민간 주택사업의 과다한 공급 물량을 현재 시장 침체기에 맞게 축소·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 주택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져 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서 줄잡아 18만가구의 공급이 축소 또는 연기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 공급물량 왜 줄이나

국토부가 주택 공급 축소 계획을 발표한 것은 취득세·양도세 인하 등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주택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시장을 살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역대 가장 파격적인 대책으로 꼽혔던 4·1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의 집값 하락세가 잠시 멈추고 거래량도 5∼6월에 눈에 띄게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달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이후 주택거래는 또다시 급감하고 집값도 하락하고 있다. 종합대책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반대로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면서 비수기인 7월에도 전셋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 원인을 거시경제 침체 외에도 주택 수급 불균형에서 찾는다. 수도권 외곽의 신도시·택지지구 등에서 나오는 대량 공급계획으로 인해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저하돼 주택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분양 물량도 지난달 말 현재 6만6천여가구에 이른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주택까지 인위적으로 주택 공급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주택 공급을 줄여야 대기 수요자들이 집을 구매해 주택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이 초과 공급돼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대책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며 “주택 공급을 축소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한 강력한 정부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 공공분양주택, 17만가구 사업 축소·연기

정부가 24일 발표한 후속조치는 공공분양주택 인허가 물량을 1만가구로 줄이기 위한 4·1대책의 세부실행방안이 담겨 있다.

사업 초기단계의 택지사업에서 우선 총 2만9천가구를 줄이기로 했다. 고양 풍동2지구의 지구지정 취소로 공공주택 약 2천가구를,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지구면적 축소 등을 통해 2만7천가구를 각각 축소한다.

사업이 진행 중인 공공택지에서는 공공분양주택 비율을 축소하고 향후 3∼4년간 공공분양주택을 민간 분양주택으로 전환하거나 주택사업 승인·청약시기를 연기해 2016년까지 9만가구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또 지역별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공공·민간분양주택의 사업승인을 연기하는 등 연차별 사업승인 시기를 조절하고 민간분양주택은 택지 공급시기를 연기해 사업승인이 늦춰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수요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공공분양주택의 실제 청약 물량과 시기도 조정한다.

국토부는 2016년까지 LH 등이 분양하는 공공분양주택 5만1천가구를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4·1대책에서 올해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만 총 1만6천가구를 8천가구로 줄이기로 했지만 이번 후속방안에서는 신도시·택지지구 등으로 축소 범위를 확대했다.

◇ 민간주택 준공후 분양, 전세 전환 유도

국토부는 수도권의 민간주택 수급에 대해서도 손질을 가한다. 이미 토지매입·인허가 등 사업이 착수돼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라탄 민간 주택도 분양시기를 조절해 공급물량이 당장 시장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분양 누적지역에 대해서는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해 선분양 시 필요한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 수수료를 올리기로 했다.

분양보증 심사 시 현재 30%인 분양성 평가기준을 50%로 확대하고 보증료율 차등폭을 확대해 미분양 위험이 큰 지역은 분양보증 수수료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또 수도권 정책협의회를 통해 미분양이 많은 곳은 사업승인을 엄격하게 관리해 사업승인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이 경우 현재 미분양이 대거 적체된 용인(5천945가구), 화성(4천123가구), 고양(2천559가구), 파주(2천477가구), 김포시(2천473가구) 등에서는 앞으로 분양보증 수수로 부담이 커지고 인허가를 받기도 힘들어져 신규 사업이 줄어들 전망이다.

신규 분양 예정이거나 미분양 상태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후분양 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건설사가 아직 분양을 하지 않았거나 공사 중인 미분양 물량을 준공 후 분양으로 전환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이 지급보증을 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저리로 분양가의 50∼60%를 건설자금으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사전에 후분양으로 전환하기로 했거나 준공 후 곧바로 분양을 하지 않고 전세를 놓는 경우에는 10%의 추가 대출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우 건설사는 분양가격의 60∼70% 수준의 자금을 저리로 조달하는 셈이다.

국토부는 특히 준공 후 전세를 놓는 업체에 대해서는 추후 청약통장 가입자와 무관하게 선착순 분양도 허용하기로 했다.

준공 후 분양하는 주택의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에서 택지비 기간이자를 추가해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또 미분양 적체지역에서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를 임대주택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가 준공 후 미분양을 전세로 내놓는 ‘애프터 리빙’(After Living)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설사 부도 시 건설사를 대신해 주택보증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를, 주택보증이 준공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에 상환책임을 부담하는 ‘모기지 보증’을 각각 도입하기로 했다.

국토부 김흥진 주택정책과장은 “이러한 보증제도를 도입할 경우 미분양을 담보로 1금융권 대출이 가능해지고 금리도 종전 8%선에서 절반수준인 연 4∼5%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분양과 임대전환 대상 주택은 이번 후속조치 발표일인 24일 현재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사업장에 한하며 25일부터 사업승인을 받는 것은 제외된다.

국토부는 사업승인을 받고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예정인 1만8천가구와 수도권 미분양 3만3천가구(준공 전 1만8천가구, 준공 후 1만6천가구) 등 총 5만1천가구가 잠재 후분양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 분양을 준공 후로 미루는 물량은 건설사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정부는 최소 1만∼1만5천가구는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장우철 주택기금과장은 “미분양으로 인해 심화되는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을 줄여주면서 과도한 할인분양 등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도 없애 주택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공·민간 분양 축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4·1대책에서 밝힌 공공분양주택 인허가 물량(1만가구)과 올해 주택종합계획상 37만가구(수도권 20만가구)의 인허가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번 후속조치는 지구지정 취소와 면적 조정으로 축소되는 2만9천가구를 제외하고는 시중에 나올 주택의 출시 시기를 2017년 이후로 늦춰놓은 것에 불과해 오히려 2017년 이후 미뤄놨던 공급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시장 왜곡이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미분양 리츠 도입·민간 매입임대사업 촉진

국토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인 2009년에 도입한 미분양 임대주택리츠도 다시 도입해 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LH가 미분양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민간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민간 임대사업자가 시중은행에서 매입자금을 차입할 때 금리를 낮춰주는 주택보증의 ‘매입임대자금 대출보증’ 대상을 전 주택형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자금의 대출금리를 5%에서 4%로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6천만원에서 7천500만원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준공공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주택과 미분양주택을 구입해 준공공임대로 활용할 경우 3%의 저리로 최대 7천5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포함)하고 연 2.7∼3%의 주택 개량·매입자금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융자 지원도 신설한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기존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하반기에 집중 공급하고 다가구 매입임대의 지원단가를 현행 8천500만원에서 9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매입 대상주택을 확대한다.

매매수요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 구입 시 적용하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대상을 전용 85㎡ 초과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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