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상반기 실적 289억차 ‘위태로운 승리’

신한 상반기 실적 289억차 ‘위태로운 승리’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7-07-20 21:14
수정 2017-07-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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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윤종규 혈투 점입가경

신한 당기순익 1조 8891억원
KB의 ‘트리플크라운’ 막았지만
2분기 순익은 981억차 뒤처져


피 튀기는 ‘각축전’은 불과 289억원 차이였다. 상반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이 ‘금융권 왕좌’를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주가도, 시총도 KB금융에 1위를 내줬지만 말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발표된 20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의 2라운드 승부에서 ‘종잇장 승리’를 1분기에 이어 지켜 나갔다. 2분기 실적만으로는 KB금융이 신한을 981억원 차이로 넘어선 만큼 하반기 리딩금융그룹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과 KB는 이날 나란히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이 1조 8891억원, KB금융이 1조 860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9%(4343억원), 65.3%(7348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은 그러나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KB금융의 ‘트리플크라운’(주가, 시총, 실적)을 저지했다. 2001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2.2로 KB금융(11.76)을 제쳤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호실적을 이끈 덕분이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이 63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7% 증가했다. 1분기에 있었던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 놓는 돈) 환입 효과 때문이다. 신한금투도 상반기 93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5%나 급증한 것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선방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104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776억원(7.6%) 늘었다. 신한은행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0.03% 포인트 개선된 1.56%를 기록했다.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이 8920억원, KB금융이 9901억원으로 뒤집혔다. KB금융이 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을 앞선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

KB금융은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KB손해보험 실적 연결과 염가매수차익 1210억원 인식, 특수채권 회수 등 거액대손 충당금 650억원을 환입한 일회성 이익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벌렸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만 1조 2092억원을 벌어들였다. 비은행 부문 선전도 두드러졌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분 순익 비중은 37%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포인트 상승했다.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의 ‘활약’도 눈부시다. 상반기에 벌어들인 순익이 1조 983억원이다. 2015년 한 해에 거둬들인 금액(1조 593억원)보다 많다. 상반기 실적은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우리은행은 “신탁 및 펀드, 외환·파생 등 핵심 비이자이익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7-07-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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