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시한까지 못박은 ‘손실보상제’ 논란
보상액 다르고 지역차도 커 형평성 위배法근거만 명시… 세부안, 정부가 정해야
민주당·국민의힘, 긴급 토론·간담회 개최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왜 자영업자만 힘들다고 생각하느냐”, “비정규직은 손가락만 빨고 있다”,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하느냐”, “코로나19로 월급이 삭감됐지만 보전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등 손실보상 제도화에 불만을 품은 글들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손실보상 제도화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글이 올라왔다. 지난 25일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자영업자를 도와줘야 한다는 명분은 헌법상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에 의한 것일진대 자영업자 손실만을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선별 지급보단 보편 지급이 더욱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손실보상 제도화 논의가 진전될수록 형평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자영업자라도 기준에 따라 많이 받고 적게 받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고,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지역별로도 피해가 제각각이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며 “정부가 피해를 ‘지원’하는 개념으로 제도를 만들어야지 ‘보상’ 형식으로 한다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손실보상 제도화에 나서더라도 실직자와 저소득층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 피해자를 광범위하게 포함해야 형평성 논란을 완화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손실보상 방법과 규모 등은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 법엔 근거만 명시하고, 세부사항은 정부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실보상엔 적게는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다른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라도 피해가 큰 사람과 오히려 호황을 누린 사람 등 천차만별인데, 정교하게 이들을 구분해 보상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금 지급이 아닌 초저금리 자금대출 지원 형태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코로나19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을지로위원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 해결 방안을 주문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별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이 공정, 정의, 효율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책 마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58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재조정해서 재원을 마련해야 재난지원금이니 손실보상이니 이런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1-01-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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