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떠나는 외국인, 삼성전자 주식은 장바구니 가득

코스피 떠나는 외국인, 삼성전자 주식은 장바구니 가득

입력 2014-10-05 00:00
업데이트 2014-10-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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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거센 매도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은 거침없이 거둬들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52%에 육박하며 최근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1.84%로 연초 지분율인 49.55%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1%대에 안착한 것은 지난 2011년 3분기(분기 평균 51.1%) 이후 처음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달러 강세에 따른 불안감에 한국 시장에서 매물을 대거 쏟아내는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 현재까지 3주 만에 1조4천25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총 14거래일 중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나타낸 날은 나흘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인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날은 14거래일 중 12거래일에 달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 규모는 누적 4천46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은 단 하루를 제외하면 끊임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4천47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47%대까지 낮아졌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올해 들어 꾸준히 49∼50%선을 유지했지만 51%선 문턱에서 주춤했다.

그러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향 곡선을 탄 이후인 7월 끝 무렵 처음으로 51%을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배경으로 무엇보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의 매력을 꼽았다.

당장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1∼2년 뒤를 본다면 투자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 실적이 많이 좋지 않은 상태지만 그만큼 주가도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이 정도 가격대라면 사볼 만한 가격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기관 투자자의 성향 차이도 외국인 지분율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성과에 압박을 받는 국내 펀드운용사와 달리 좀 더 멀리 보고 투자하는 해외 기관은 가격이 내려간 김에 미리 챙겨두고 가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헤지펀드는 환율 불안에 한국 시장 비중을 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성향의 펀드는 한국 투자를 크게 줄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세계적인 대형 국부펀드가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긴 흐름으로 보고 한국 시장을 늘리다 보니 자연스레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 비중도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3일 올 들어 종가 기준 최고가인 147만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2일 114만1천원까지 22.4% 급락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잇따라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을 3조원대로 낮춰 잡기도 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실적 우려에 따른 주가 조정이 충분히 진행된 상태라며 지금이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5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1배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태”라며 “3분기 실적이 스마트폰 사업 때문에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시점은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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