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 언론 참관 허용해야

[사설] 북,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 언론 참관 허용해야

입력 2018-05-21 22:42
업데이트 2018-05-21 22: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취재진이 어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북한대사관에 방북 비자를 신청했다. 북한이 우리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고 있지만, 막판에 상황이 바뀔 것을 기대한 대응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 언론이 참석해 취재하는 문제는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직접 언급한 사안으로 북측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긍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를 허용한다고 했으나, 지난 18일과 어제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두 차례 발송한 기자단 명단 수령을 거부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북한 대외선전 매체가 그제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했고, 기자단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산~풍계리 구간에서 열차 시범 운행 정황 등이 포착되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북한이 공지한 대로 외신이 방북하는 오늘 오전까지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남측 언론이 배제된 상태로 행사가 진행될 수 있다.

‘남한 패싱’ 카드를 꺼내 든 북한의 돌발 대응은 최근 수위를 높이는 대남 압박 공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한ㆍ미 공중연합훈련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강연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데 이어 17일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공을 펼쳤다. ‘기획탈북’ 논란이 불거진 식당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촉구하고,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이 같은 북한의 대남 공세 배경에 대해선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라는 분석과 남북 관계에서의 주도권 장악, 내부 단속 등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배경이든 진정한 북핵 비핵화와 남북 화해를 향한 행동으로 볼 수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북측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초기 조치다. 북측이 자신들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수록 비핵화 협상은 더 어려워질 뿐이다. 북한은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라도 남측 기자 참관을 마땅히 허용해야 할 것이다.
2018-05-22 27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