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美 금융개혁법… 담담한 시장

약해진 美 금융개혁법… 담담한 시장

입력 2010-06-28 00:00
업데이트 2010-06-28 01: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미국 상·하원이 금융규제개혁법안(도드-프랭크 법안)에 합의한 2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75년만에 가장 획기적인 금융규제개혁 내용을 담아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수익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한데도 시장의 반응은 담담했다. 규제 수위가 상원 안보다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
각종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상원 안보다 규제가 약화됐다고는 하나 복잡한 파생금융상품과 헤지펀드 투자 등으로 재미를 봤던 대형 투자은행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융규제개혁법안의 최대 승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소비자다. 연준은 기존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감독권 외에 일반 개별은행에 대한 감독권까지 갖게 됐다.

여기에다 소비자 금융보호기능까지 맡게 됐다. 당초 하원안에서는 소비자금융보호국을 독립적인 제3의 기관으로 설치토록 했으나 상원안과 병합과정에서 연준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연준은 금리정책 등 전통적인 통화정책 이외에 미국의 은행과 여신관련기관, 카드서비스 기관 전반을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특히 소비자 보호 기능의 하나로 은행이 소매상인에게서 징수하는 직불카드 수수료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고,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대학생 대출 상품과 관련한 불공정한 수수료나 고금리도 감독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이 신용카드의 이자율을 두배 세배씩 올리는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주택담보대출과 관련, 소비자가 아닌 은행이 변제여력을 입증해야 하며, 만기전 상환에 대한 수수료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발급이 거부당하거나 주택담보대출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을 경우 무료로 신용점수를 확인 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보호기구의 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이 기구가 제모습을 갖추고 가동하기까지는 18~2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소비자단체들은 보고 있다.

두말할 필요없이 월가 대형투자은행들이 최대 패자다. 규제 수위가 완화됐다고는 하나 위험한 투자행위에 대해서는 규제가 가해지면서 투자축소와 이익감소는 불가피하다. 그나마 논의과정에서 헤지펀드 소유 및 투자가 전면 금지되지 않고 일부 한도내에서 투자가 허용된데다 대부분의 파생상품 거래를 본사에서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은행들이 가장 걱정했던 ‘볼커 룰’, 즉 대형 은행들이 자기자본투자의 한도가 자기자본의 3% 이내로 묶였다. 볼커 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대형 은행들로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 파고 등이다. 3%를 넘어 이미 투자한 초과분에 대해서는 7년안에 해소해야 한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154억달러의 사모투자펀드 투자액을 7년내에 21억달러로 줄여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는 각각 73억달러에서 39억달러로, 64억달러에서 29억달러로 투자규모를 줄여야 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06-28 18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