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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 둘로 나뉜 뉴욕…남부에 피해집중

‘샌디’에 둘로 나뉜 뉴욕…남부에 피해집중

입력 2012-10-31 00:00
업데이트 2012-10-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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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샌디’가 휩쓸고 간 뉴욕은 30일(현지시간) 중심부의 타임스퀘어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나뉘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부 지역은 정전으로 암흑에 휩싸였고 침수피해도 속출했지만, 나머지는 지하철 운행 등이 일부 중단된 것 외에는 피해가 거의 없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변압기 폭발로 전기 공급이 중단된 뉴욕 남부 지역에는 이날 밤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거리는 물에 잠겼고 지하철 역과 터널에서도 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전기 공급이 재개되려면 최대 나흘이 걸릴 예정이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어둠을 헤치고 생필품을 구하러 나섰다.

미처 손전등에 넣을 건전지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정전 속에서 문을 연 상점을 겨우 찾아냈지만, 값이 세배나 뛴 걸 발견하고 울분을 토했다. 평소 5달러인 건전지를 15달러에 산 한 대학교수는 “손님들을 등쳐먹고 있다”며 분노했다.

대부분이 문을 닫았지만 문을 연 음식점에서는 커피 한 잔 가격이 3배나 뛰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물건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냉장고 속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넣을 얼음과 식료품을 구하러 나온 애리얼 라모스(33)는 빵 대신 달걀 몇 알만 손에 쥘 수 있었다.

불이 나가 컴컴한 상점 안쪽을 향해서 있는 건 뭐든지 달라고 소리치던 그녀는 “전기가 나가면서 난방도 안 되고 마실 물도 없다”고 호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이 30cm 넘게 차오르면서 자동차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맨해튼 남동부에 사는 레이먼드 토레스는 밤사이 완전히 물에 잠긴 자동차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자동차는 내부까지 물이 들어차 부러진 나뭇가지가 의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남부지역은 이처럼 손댈 수 없을 만큼 피해가 컸지만,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를 비롯한 북쪽은 언제 허리케인이 지나갔느냐는 듯 평화로운 모습이다.

부촌인 어퍼웨스트사이드에는 지하철 운행만 중단됐을 뿐 전기 공급도 정상적이고 식료품점과 음식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문을 열었다.

곳곳에서 음식 냄새가 풍기고 교통 신호등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허리케인의 흔적은 거리에 흩어져 있는 부러진 나뭇가지에서나 찾을 수 있었다.

쓰러진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유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었다.

허리케인 피해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호텔에 머물렀던 한 프랑스 관광객은 “온종일 기다렸지만 별일이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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