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투기, 日 영공 침범…자위대 긴급 발진

러 전투기, 日 영공 침범…자위대 긴급 발진

입력 2013-02-08 00:00
업데이트 2013-02-08 00: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쿠릴열도 갈등 심화” 분석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토 분쟁을 겪는 데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가 일본 영공에 진입해 긴급 대응에 나서는 등 사면초가에 빠졌다.

일본 방위성은 7일 오후 2시 59분쯤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 2대가 홋카이도 리시리섬 남서쪽의 일본 측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이 항공자위대 F2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대응하자 러시아 전투기는 1분 11초 만에 일본 측 영공 밖으로 물러갔다.

교도통신은 러시아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08년 2월 이즈 제도 인근에 나타난 이후 5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구소련 시대 이래 지금까지 러시아기의 영공 침범은 34번째다.

러시아 전투기는 이날 홋카이도 서쪽의 동해상으로 남하하다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북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은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항의하고, 사실관계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극동 지역을 담당하는 동부군 관구의 한 간부는 일본 영공 침범을 전면 부인했다고 러시아 매체들이 전했다.

일본 매체는 이날이 일본 정부가 정한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명칭)의 날’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일본은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일 간 군사 대응 정보를 공개하는 등 중국과 맞서고 있다.

중국이 일본 구축함에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사실을 방위성이 확보하자 일본 정부는 곧바로 여론전에 돌입했다. 군사 정보 공개는 일본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중국의 레이저 조준 사실을 공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일 간 센카쿠 갈등이 장기화하자 여론전으로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센카쿠 주변의 양국 군함 배치 상태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국내 여론을 자극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에 이 사실을 알리고 나서 “중국에 돌발 사태를 막기 위한 군사 핫라인 설치를 요청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중 전략을 구사했다.

중국 측은 아베 총리가 이 사건을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신경보(新京報)는 “아베 총리가 이달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나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을 두고 있다”는 관측을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군에 군사 투쟁 준비 강화를 지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시 총서기는 지난 4일 란저우(蘭州)군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사 투쟁 준비를 강화해 전쟁이 시작되면 바로 실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장병들을 독려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j@seoul.co.kr

2013-02-08 2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