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계 영향력 재확인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정계 영향력 재확인한 베를루스코니

입력 2013-02-27 00:00
업데이트 2013-02-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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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집권 실패에도 ‘목소리’ 커질 듯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이번 총선에서 재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주도하는 중도우파 연맹은 하원에서 125석을 차지, 제1당인 중도좌파 연맹의 345석에 뒤졌다.

반면 상원에서는 중도좌파 연맹의 123석보다 불과 6석 적은 117석을 거머쥐며 향후 정국을 좌우할 핵심 세력임을 과시했다.

숫자로 나타난 결과는 패배였고, 베를루스코니의 네 번째 집권 역시 당장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의석 구성에서 중도좌파 연맹이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베를루스코니의 의지가 어떤 형태로든 향후의 정국에서 반영될 전망이다.

베를루스코니의 영향을 받는 로베르토 마로니 북부연맹 대표가 지난 24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된 이번 선거를 통해 롬바르디아 주지사에 당선된 점도 베를루스코니의 ‘입김’을 키울 요인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는 밀라노를 비롯한 산업생산 중심지들이 자리잡은 비교적 부유한 곳으로, 그동안 긴축 정책에 불만을 표해 온 대표적인 지역이자 북부연맹의 거점이다.

재임 기간 계속된 각종 성추문과 비리 의혹에도 3선에 성공했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1년 경제개혁에 실패한 뒤 같은 해 11월 여론의 비난에 밀려 사임했다.

그로 인해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생명이 다한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지난해 10월 탈세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도 자신이 당한 일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사법부 개혁에 나서겠다며 정치활동을 계속할 방침을 밝히고 다시 정치 일선에 뛰어들었다.

베를루스코니는 각종 선심성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어 막판 총선을 혼전 양상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베를루스코니의 공약 중에는 재산세를 폐지하고 이미 거둬들인 40억 유로를 현금으로 돌려주겠다는 것도 포함됐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베를루스코니와 그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이 선전하자 현 정부의 개혁정책들이 후퇴하고 이탈리아 경제 위기가 다시 심화될 우려가 나왔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먹구름이 끼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치 분석가들은 언론 재벌인 베를루스코니가 소유 방송사들을 적극 동원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홍보하는 한편 이탈리아의 어려운 경제가 긴축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이번 선거에서 기대 이상으로 약진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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