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반이 선물…”체첸내 인권유린 눈감았다” 비난 여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64)가 러시아 남부 체첸자치공화국 정부 수반으로부터 60평 대의 고급 아파트를 선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27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에 따르면 체첸공화국 정부 수반 람잔 카디로프는 최근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방문한 드파르디외를 맞아 극진히 환대하고 그로즈니 시내에 있는 고급 아파트 한 채를 선물했다.
그로즈니 순지강 강변에 있는 40층 신축 건물의 27층에 있는 이 아파트는 전체 넓이가 200㎡(60.5평)에 천장 높이가 3m가 넘는 방 5개짜리 호화 아파트다. 아파트 건물 옥상에는 헬기장이 설치돼 있고, 고속 엘리베이터가 운행되며 무장 경비원이 24시간 경비를 선다. 카디로프 정부 수반의 관저도 이 아파트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체첸 정부는 카디로프가 정부 예산이 아닌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재단의 자금으로 이 아파트를 사 드파르디외에게 선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선 벌써 도를 넘는 지나친 환대라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드파르디외가 체첸에서 자행되고 있는 정부군과 경찰의 고문 및 살해 등 인권유린에 눈을 감고 카디로프와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체체과 주변 지역에선 아직 러시아 연방으로부터의 탈퇴를 주장하는 이슬람 반군들의 저항운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크렘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카디로프는 러시아 연방군과 함께 반군 진압에 앞장서고 있다.
올 1월 초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드파르디외는 지난 24일부터 체첸을 방문해 카디로프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드파르디외는 체첸에서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앞서 드파르디외는 프랑스 정부가 부자 증세 정책의 하나로 100만 유로(약 14억 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최고 소득세율 75%를 적용하는 세제 개혁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 지난해 말 프랑스 국적 포기를 선언하고 러시아에 국적 취득 신청서를 냈다.
드파르디외는 러시아 중부 도시 사란스크에 거주등록까지 하면서 러시아 국적 취득 절차를 모두 마쳤지만 현지에 거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