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차례에 걸쳐 북한의 ‘현명한 선택’을 강조했다.

상원 의원 시절부터 국제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주창해온 ‘대화론자’로 유명했던 케리 장관은 북한의 최근 거듭된 도발적 행보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내면서도 끝까지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의 의지를 보일 경우 미국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 역시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의미를 강조하며 ‘대화의지’를 내보였다.

핵실험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북한의 정전협정 탈퇴 및 남북 불가침합의 파기 선언, 영변 핵실험 재가동 발표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지만 양국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미국은 우리뿐 아니라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다시 참여할 아주 단순한 길이 있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북한이 정전협정 파기 선언 직후 카타르에서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은 상호 위협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앉아 평화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한 발언이 일관된 흐름에서 나온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향후 태도가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이 추가도발을 자제할 경우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조만간 보다 진전된 대북 제의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편,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양국 외교수장이 만난 이날 회담은 양국 간 정책 협력의 기본 틀을 구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5월 초순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60년 동맹’의 의미가 대북 정책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자유무역의 증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