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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목록에 있어도 놓치고…러와 공조에도 실패하고

감시목록에 있어도 놓치고…러와 공조에도 실패하고

입력 2013-04-23 00:00
업데이트 2013-04-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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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방지 대책 부실…항공사, 용의자 이름 잘못 표기 러시아와 정보교류 미흡…”자료 더 달라” 요청만 하고 ‘끝’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의 용의자는 2011년 미국 정부의 여행 감시자 목록에 이름이 오르는 등 최근 미국과 러시아 당국의 경계 대상으로 지목됐으나 양 정부가 감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테러 감행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용의자의 러시아 방문 때는 항공사 측이 그의 이름을 잘못 쓰는 기초적인 실수를 저질러 용의자에 행적 추적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화당의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은 테러 용의자 형제 중 형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급진주의자가 됐으며 지하단체에 가입할 것이라는 경고음을 2011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보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FBI 부국장으로부터 전날 브리핑받은 내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어 FBI가 이 같은 통보를 받고 타메를란의 급우나 친척 직접 면담 혹은 전화통화나 인터넷 이용 사례 등 광범위한 조사를 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러시아 측에 더 많은 자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전혀 반응이 없어 이 사안은 묻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타메를란이 미국 정부의 감시 목록에 올라 있었음에도 러시아 여행을 하는데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이는 타메를란의 이름이 잘못 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수사관계자들은 항공사 측이 러시아행 탑승객 명단을 제출할 때 타메를란의 이름을 잘못 썼다고 밝혔다.

타메를란은 미국에 들어오는 여행객 심사 시스템인 TECS(Treasury Enforcement Communication System)상에 2011년 이름이 등록됐다고 수사관계자들은 확인했다.

수사 관계자들은 TECS에 이름이 오르면 FBI가 통상적으로 테러 활동 개입 여부를 조사한다며 이름 등록은 러시아 요구로 FBI 수사 뒤 이뤄진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타메를란의 러시아 여행이 결과적으로 이번 테러로 연결됐다며 그가 미국으로 돌아온 뒤 FBI가 온라인 포스팅 등 용의자의 행적에 주목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타메를란은 2011년 말 자신이 살았던 러시아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을 찾아 이듬해까지 5개월 이상을 머물렀다. 러시아 당국은 이때 타메를란을 감시했으나 체포할 근거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러시아 보안관계자는 AFP 통신에 “보안요원들이 타메를란을 네차례 우연히 마주쳤다”며 “보안요원들은 이슬람 저항세력 연루 혐의를 받는 다른 젊은이를 감시하는 과정이었으며, 타메를란은 그 젊은이와 함께 있는 게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리고 나서 그 젊은이는 보안요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으며 타메를란도 더는 볼 수 없었고 지난해 6월 다게스탄을 떠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타메를란이 미국에서 올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뒤 FBI에 타메를란에 대한 정보를 두 차례 요청했으며, 이는 2011년 말 한 차례, 미국으로 돌아가고 난 뒤 수개월 후인 지난해 11월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FBI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타메를란의 수상한 행적이 나왔는데도 그의 인터넷과 유튜브 상의 모든 활동을 놓쳤다며 감시하에 있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문제에 관한 법률을 재검토하기 위한 청문회를 요구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 당국의 공조 실패가 엄청난 테러를 불러온 한 요인이 됐다는 것과 관련, 시리아 내전과 러시아 입양아 문제 등으로 삐걱거려온 두 나라 관계가 새로운 협력 관계로 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러시아 전문가인 앤드루 쿠친스는 “이번 사건은 양측에게 협력 문제를 재검토하게 할 것”이라며 “러시아로서는 미국에서 과격화한 형제가 러시아로 와 동기를 부여받고 테러를 감행했다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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