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일본, 역사 갈등 국면 전환 모색

일본, 역사 갈등 국면 전환 모색

입력 2013-04-26 00:00
업데이트 2013-04-26 15: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며 강경 일변도로 치닫던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국면 전환용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 오전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자신의 역사인식 발언과 관련해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가 외교, 정치 문제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면서 “(역사인식 문제는) 역사가와 전문가에 맡기는 게 적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정례 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가 일본의 중요한 인접국인 한국·중국과의 관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사태 진화를 시도했다.

스가 장관은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에 큰 손해와 고통을 줬고, 국내외의 모든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표시한다’는 입장은 이전 내각과 마찬가지”라며 “단편적인 발언이 아니라 전체적인 톤을 보고 우리의 역사 인식을 판단하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춘계 대제를 계기로 쏟아진 발언과는 사뭇 방향성이 달라진 것이다.

아베 총리는 앞서 23일 참의원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침략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인식을 드러낸 데 이어, 24일에는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등 퇴행적인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의 발언이 바뀌는 시점은 미국이 우려를 표명한 시점과 겹친다.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은 24일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생각을 묻고, 한국과 중국의 반응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다른 외교 루트를 통해서도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 발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우려를 비공식적으로 일본측에 전달했다.

지난 2007년 1차 내각 당시에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가 미국의 반발을 사 단명에 그친 아베 총리로서는 이같은 미국의 잇단 우려 표명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여론도 아베 총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선대위원장이 24일 아베 총리의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관련해 “서로 너무 과열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에 우호적이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을 통해 역사 갈등이 과열되는데 우려를 표시했다.

민주당, 생활당 등 야당들이 25일 헌법 96조 개정에 반대하는 입헌포럼을 발족시킨 것도 아베 총리의 위기감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과거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거론했다가 여론의 반발을 사자 이번에는 개헌안 발의 요건에 관한 96조에 초점을 맞춰 중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인식과 관련된 퇴행적인 발언이 개헌 위기감을 자극할 경우 ‘7월 참의원 선거 직후 개헌 착수’라는 아베 정권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아베 정권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앞두고 한국, 중국의 강한 반발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총리와 관방장관, 외무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일본은 이를 ‘3명만 신사에 가지 않으면 괜찮다’는 신호로 해석했지만, 내각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당황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