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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스런 美…우크라 사태 ‘제2의 시리아’ 우려

고민스런 美…우크라 사태 ‘제2의 시리아’ 우려

입력 2014-03-01 00:00
업데이트 2014-03-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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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압박’에 무게…러시아 군사개입 제어에 ‘한계’ G8 정상회담 ‘보이콧’ 시사…유엔 통한 ‘중재해법’ 모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군사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군사개입할 경우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실제로 러시아의 행동을 제어할 힘과 수단이 충분치 않은데다 잘못 발을 담갔다간 또다른 ‘수렁’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내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고 이 경우 ‘제2의 시리아’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미국으로서는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권 실각에 위기의식을 느낀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태에 군사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상원에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무력사용 승인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다만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직접적으로 군사분쟁을 야기하는 형식은 피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통합주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통해 미국과 영국에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친 러시아 영역인 크림 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부추기고 후방에서 무기를 지원하거나 공화국의 지원요청을 받는 형식으로 무력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권이 전복되자 분리주의 움직임을 조장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동원하려는 낡고 추한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곧 우크라이나 내전의 발발을 의미한다는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외교소식통은 “이미 러시아는 어떤 식으로든 군사개입을 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고 이에 따라 내전은 불가피한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군사개입을 말라며 강력한 경고음을 발신해온 미국이 정작 상황을 통제하기가 어려운 국면에 높였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개입을 막을 외교적·경제적 수단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일단 러시아에 정치·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미국 고위관리가 28일(현지시간)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또 다자무대인 유엔의 ‘중재’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을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개입 움직임을 매우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로버트 세이 특사를 크림 자치공화국에 보냈다.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포위해 군사개입을 저지해보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교적 압박에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푸틴으로서도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친(親) 서방으로 기우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시리아 평화회담과 이란 핵협상 등 당면한 외교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하다.

경제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는 현재 최대 산유국으로 유럽 에너지 시장과 유럽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잘못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가는 도리어 유럽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구제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러시아의 역할이 긴요하다.

그렇찮아도 시리아 내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또다시 ‘유럽의 시리아’ 사태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현재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를 주거나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는 사태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시리아 내전에 버금가는 또다른 외교적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조야 일각에서는 미국이 유럽의 현안인 우크라이나 사태에 굳이 개입해야 할 전략적 명분과 이득이 있느냐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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