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4> NHK주제곡 ‘순혈주의·죽음미화’ 논란

<월드컵2014> NHK주제곡 ‘순혈주의·죽음미화’ 논란

입력 2014-06-17 00:00
업데이트 2014-06-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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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의 월드컵 주제곡이 일본의 순혈주의를 강조하고 죽음을 미화하는 듯한 가사로 구성돼 논란을 낳고 있다.

일본의 가수 겸 작곡가 시이나 린고(椎名林檎·36)가 작사·작곡하고 녹음한 NHK 월드컵 주제곡 ‘닛폰’(NIPPON·일본)의 가사에는 “맨 끝을 노리고 가져 온 것은 단지 하나, 이 지구 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고상한 파랑”이라는 표현을 담고 있다.

축구경기에서 파란색은 흔히 일본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일본의 축구팬은 청색 셔츠 등을 입고 일본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한다.

순수하고 파랑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결국 다른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로도 이해된다.

가사에는 또 “갑자기 다가오는 희미한 죽음의 냄새, 이 순간이 한층 더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며 마치 죽음을 미화하는 듯한 대목도 있다.

이는 ‘천황을 위해 죽는 것은 지는 벚꽃처럼 아름답다’는 식의 상징을 동원해 젊은이들은 가미카제(神風) 특공대로 내몰았던 불행한 과거를 연상하게 한다.

올해 8월 J리그 경기가 열리는 사이타마(埼玉)현의 경기장에 “일본인 외 사절”(JAPANESE ONLY)라고 쓴 영문 현수막이 걸려서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나 도쿄 등에서 벌어지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 등과 맞물려 가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더하고 있다.

트위터 계정 Jo******을 쓰는 한 이용자는 “개인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이라는 부분에 질려서 중간에 듣다 그만뒀다. 정말이지 아베 정권의 의향에 따라 만든 것 같은 곡이다.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두 번 다시 듣지 않겠다”고 일본어로 의견을 표명했다.

도쿄신문은 17일 NHK의 소치 올림픽의 주제곡은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를 꽃에 비유하며 북돋웠다고 소개하며 반드시 일본만을 칭송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음악 비평가 이시구로 다카유키(石黑隆之) 씨는 “영국 BBC가 삼바 리듬의 곡으로 개최국인 브라질에 대한 경의를 표시했으나 닛폰에서는 이런 배려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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