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신학 선봉 로메로 대주교 시복 절차 속도

해방신학 선봉 로메로 대주교 시복 절차 속도

입력 2014-08-19 00:00
업데이트 2014-08-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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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엘살바도르 우익 군사 정권에 암살된 남미 해방신학의 상징적 인물 오스카 로메로(1917-1980) 대주교에 대한 교황청의 시복절차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로메로 대주교를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것을 막던 교리적 문제가 이미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해결됐다”면서 시복 심의 절차가 교황청 시성성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로메로 주교가 ‘하느님의 종’이었다면서 앞으로 순교의 개념을 확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전통적으로 순교는 죽음으로 가톨릭 신앙을 지킨 경우로 한정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목을 하다 죽어도 순교로 인정할 것으로 검토하도록 신앙교리성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복자로 선포되려면 기적을 행한 사실을 입증받아야 하지만 순교자는 그런 단계가 필요없다.

교황은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시복 결정은 신속하게 내려져야 하지만 심의는 규정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익 반군과 내전을 벌이던 우익 군사 정권의 인권 탄압과 독재에 공개적으로 맞선 로메로 대주교는 1980년 미사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

그의 삶과 죽음은 1993년 존 듀이건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로메로’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신학적 쟁점은 로메로 대주교가 살해된 것이 신앙을 고수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가난한 민중을 도우려는 정치적 행동 때문인지를 가리는 것이라고 AP는 설명했다.

남미 가톨릭 교회에서 태동해 크게 유행한 해방신학은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한다. 바티칸은 해방신학을 마르크시즘으로 간주해 엄격하게 단속했다.

이런 해방신학에 대한 교황청의 부정적 견해는 나중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이끌었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후임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5월 엘살바도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로메로 대주교의 시복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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