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청사 폐쇄속 대화 조짐…찬반세력 충돌 우려

홍콩 정부청사 폐쇄속 대화 조짐…찬반세력 충돌 우려

입력 2014-10-03 00:00
업데이트 2014-10-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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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포위로 정부청사 하루 폐쇄…중국, 비난 공세 강화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3일 정부청사를 포위하면서 정부가 청사를 하루 동안 폐쇄했다.

중국 관영언론이 홍콩 시위를 일제히 비판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고 홍콩 내 친중(親中)성향 시민단체는 시위대의 ‘노란리본’ 운동에 맞서 ‘파란리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던 정부와 시위대가 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시위대 정부청사 주변길 봉쇄…정부청사 하루 폐쇄

홍콩 정부는 시위대가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에 있는 정부청사와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행정수반) 판공실을 둘러싼 채 경찰과 대치하면서 청사 진입로가 차단됨에 따라 청사를 일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렁 장관도 이날 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센트럴(中環)에 있는 자신의 관저 예빈부(禮賓府)에서 오전 주요 공직자와의 정례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행정장관 판공실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시위대는 식사 배달 차량 진입을 위해 비켜 달라는 경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날 진입을 허용했던 구급차가 시위진압 장비를 경찰에 전달하는데 사용됐다’는 게 시위대 측 주장이다.

경찰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시위대를 거세게 비난한 뒤 “무책임하고 불법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가능한 한 빨리 질서정연하게 평화롭게 떠나라”고 촉구했다.

앞서 피터 매시슨(馬斐森) 홍콩대 교장(총장)과 선쭈야오(沈祖堯) 홍콩중문대 교장은 나란히 정부청사 부근 타마르 공원을 찾아 학생들에게 평화로운 시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위대의 도심 점거가 6일째 이어지면서 센트럴과 완차이(灣仔) 등 홍콩섬 서부지역 학교들은 이날도 휴업했다.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는 홍콩 정부의 최루탄 사용에 대한 항의 표시로 친중 성향 정당인 ‘홍콩개선을 위한 민주동맹’(DAB)의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비난 공세 강화…친중단체 파란리본 캠페인

2일부터 일제히 홍콩 시위에 대한 비난전의 포문을 연 중국 관영언론은 이날 비판 수위를 높이며 여론 공세를 이어갔다.

관영 신화통신은 “일부 사람들이 진정한 보통선거 쟁취를 명목으로 홍콩을 어지럽히고 불법 집회를 선동하고 격렬한 가두시위의 방식으로 중앙정부를 물러나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한 인민일보(人民日報) 평론원의 고문을 소개했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홍콩의 센트럴 점령 시위가 관광업에 타격을 줌으로써 황금연휴에 막대한 경제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홍콩 내 친중 단체들은 이번 시위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친중 단체들은 2일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의 시위에 반대하는 ‘인터넷 대연맹’을 결성하고서 ‘파란 리본’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쇼핑센터가 밀집한 코즈웨이베이(銅라<金+羅>灣)와 몽콕(旺角)에서는 시위대와 친중(親中) 세력 간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친중 세력이 시위대의 텐트와 바리케이드를 허물면서 충돌이 일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몇 사람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 홍콩 정부·학생 대화 움직임

중국 관영 언론과 홍콩 내 친중 단체들의 비판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시위대는 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HKFS) 관계자는 “학생들은 정부와의 대화를 TV로 생중계되기를 원한다”며 “도심 점거 시위를 함께 주도하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센트럴 점령)와 중·고등학생 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의 참여도 원한다”고 밝혔다.

학련은 정부 측 대화 상대인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한국 총리격)이 정부청사 시민광장에서 군중에게 발표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센트럴 점령’ 측이 정부와 학생 간 대화 움직임을 환영한 데 이어 영국 정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홍콩 정부가 학생 지도부와 정치 개혁안을 논의키로 한 것을 환영하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대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홍콩 경찰이 최고의 인내심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발언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매체들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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