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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IS 가담 시도’ 막지 못한 책임 누구에 있나

김군 ‘IS 가담 시도’ 막지 못한 책임 누구에 있나

입력 2015-01-21 03:46
업데이트 2015-01-21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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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트위터에 IS 가입의사 밝힌 지 석달간 파악 못해홍씨, 휴대전화 로밍 않고 김군과 동행…실종신고도 소극적호텔 직원 “일요일에 대사관·영사관 모두 전화 연결 안됐다”

터키에서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이 석 달 전부터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을 시도했으나 아무도 이를 막지 못했다.

경찰이 20일 확인한 김군의 트위터 계정(glot***)에는 지난해 10월 4일 IS에 가담하고 싶다며 가입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묻는 글이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트위터에 테러 조직에 가입하고 싶다는 글이 3개월 이상 공개됐지만, 어느 당국도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슬람권과 거리가 있어 상대적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인 자생적 테러리스트 가능성이 작지만 IS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세계에서 조직원을 포섭, 모집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IS 가담 가능성이 있는 용의자 명단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외국 테러 전투원’(FTF)의 IS 가담 경로로 활용되자 각국에 용의자 명단을 공유해 입국 과정에서 적발해 추방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로부터 정보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FTF 위험을 간과한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에 이사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IS와 FTF는 더 이상 한 국가나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국제사회 전체의 문제가 됐다며 한국이 엄격한 법집행과 효과적인 자금출처 차단 등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사이버 공간은 이미 테러자금 조달과 전투원 모집, 종교적 극단주의 선전에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사이버공간이 테러의 표적이 되거나 SNS가 테러의 수단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군과 동행한 홍모(45)씨의 행동도 김군의 우발적 행동을 방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씨는 김군의 부모가 다니는 교회 목사를 통해 소개받은 목사로 알려졌다. 홍씨는 김군이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부모가 김군 홀로 터키로 보내면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동행을 부탁한 인물이다.

홍씨가 이런 사정을 잘 안다면 김군을 통제했어야 했으나 IS에 가담하는 대표적 경로인 킬리스로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홍씨는 김군이 가지안테프 이후 어디로 갈 것인지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킬리스의 호텔에서 같은 방을 쓴 김군이 지난 10일 오전 8시에 짐을 모두 챙겨 나갔으나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오후에야 직원에게 경찰에 신고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직원 E씨는 홍씨가 경찰에 알려달라고 부탁해 경찰서에 전화했으나 실종신고는 파출소에 직접 가서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어서 홍씨에게 이를 알려줬으나 파출소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씨는 터키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호텔 직원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홍씨와 직원 간 오해가 있어서 신고를 못 했을 가능성도 있다.

홍씨는 일요일인 11일에도 호텔 직원에게 주터키 대사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보여주며 전화를 부탁했다.

E씨는 홍씨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자 인터넷으로 주이스탄불 총영사관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했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사관과 총영사관 측은 모두 일요일 등 휴일에는 당직전화로 자동 연결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해명했으나, 연결되지 않은 이유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른 직원 M씨는 홍씨가 직접 전화하지 않고 호텔에 전화를 부탁한 것은 홍씨가 휴대전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씨는 일본인 투숙객이 홍씨에게 근처 이동통신사 매장을 가르쳐 주며 휴대폰 구입을 권유했지만 이해를 못했는지 계속 호텔에 전화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군이 돌발 행동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동행한 홍씨가 김군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은 보호자 자격으로 동반했다고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사관은 홍씨로부터 12일에 실종신고를 받고 13일에는 현지로 직원을 파견해 김군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으나 홍씨가 최초로 실종신고를 한 곳은 총영사관이다.

총영사관은 12일 낮 12시께 홍씨의 신고를 받고 발생지역이 대사관 관할이기 때문에 대사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으며 그제야 홍씨는 대사관 직원이 전화로 통역을 지원해 실종 사흘 만에 킬리스 경찰에 실종신고를 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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