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비행기로 돈다발 실어나른다…자국 지폐 수입

베네수엘라, 비행기로 돈다발 실어나른다…자국 지폐 수입

입력 2016-02-05 11:06
업데이트 2016-02-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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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비행기로 식료품뿐만이 아니라 볼리바르화 지폐도 실어나르고 있다고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승인하에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족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50억장 이상의 볼리바르화 지폐를 수입했다고 전했다.

또 작년 12월 베네수엘라 중앙은행도 100억 장 이상의 지폐를 주문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에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두 배 수준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주문량만으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간 찍어내는 지폐 80억 장을 크게 웃돈다.

물가가 오르고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현금 수급이 따라가지 못해 현금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는 위조방지 기술을 가진 외부 민간업체에 지폐 생산을 맡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내에는 이같이 대규모로 지폐를 생산하는 시설이 없어 지폐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암치료제에서 화장지, 하물며 지카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모기약까지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폐 수입으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치솟아 파탄에 빠진 베네수엘라 경제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이 720%까지 올라 전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공급이 늘어나면 통화 가치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이번 주 암시장에서 볼리바르화 가치는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1천볼리바르를 넘어섰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공식환율은 달러당 6.3볼리바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신용카드 거래나 계좌 이체가 증가하고는 있으나 많은 중간상이 수수료를 내기를 꺼려 현금 수요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통화가치가 너무 떨어져 베네수엘라에서 근사한 저녁 한 끼라도 먹으려면 그야말로 돈다발을 들고 식당에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남미의 또띠야와 비슷한 옥수수로 만든 빵인 아레파는 1천볼리바르에 팔린다. 이는 가장 높은 단위의 지폐인 100볼리바르화(미화 10센트)로 10장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물가 통제 시스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자동차 타이어에서 아기 기저귀까지 이제는 모든 물품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폐를 찍어내는 것도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유가 하락에 재정이 파탄난 베네수엘라 정부에 또 다른 짐이 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100억 장의 지폐를 만드는 일에 영국의 드라루, 캐나다의 뱅크노트를 비롯 독일과 프랑스 지폐 제작업체들이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주문할 지폐는 모두 100볼리바르화와 50볼리바르화짜리로 알려졌다. 이보다 낮은 가치의 지폐는 오히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일부 현금자동인출기(ATM)는 하루 일일 인출 한도를 6천 볼리바르까지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암시장에서 미화 6달러에도 못 미치는 돈이다. 그럼에도 현금이 바닥나는 일은 빈번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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