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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대선, 지금까진 ‘슈퍼팩’ 파워 미미

2016 美대선, 지금까진 ‘슈퍼팩’ 파워 미미

입력 2016-03-02 15:50
업데이트 2016-03-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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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후보 압축되면 돈 싸움 치열해질 것” ‘反트럼프 팩’ 전열 정비… 젭 부시 대변인 영입

미국 대선이 이른바 ‘쩐의 전쟁’(머니게임)이라고 불리는 데는 ‘슈퍼팩(Super PACㆍ정치행동위원회)’의 영향력이 큰 몫을 차지한다.

선거캠프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대기업 CEO, 월가 큰 손, 노조 등으로부터 액수에 제한 없이 기금을 모집해 특정 후보의 지지 또는 반대 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슈퍼팩이다. 미국 대선은 여전히 방송 광고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고, 광고를 움직이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슈퍼팩의 파워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데 의문을 갖는 사람은 별반 없었다.

그런데 2016 미국 대선 경선 초반 국면에서는 슈퍼팩이 아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젭 부시전 플로리다 주지사다.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공화당 예비후보였던 그는 지난달 초까지 슈퍼팩으로부터 1억2천400만 달러(1천521억원)를 끌어들였다. 대부분이 TV 광고비용으로 쓰였다. 하지만 그는 세 차례 경선에서 단 한 번도 3위 안에 들지 못하다가 결국 중도 사퇴했다.

반면 ‘외곽 단체의 도움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대세론은 갈수록 견고해 지고 있다. 부동산 재벌인 그는 비행기를 빌리고 사무실을 임대하는 등 지금까지의 모든 지출을 자신의 주머닛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역시 슈퍼팩의 도움은 거의 받지 않는 인물이다. 최근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가 그를 후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긴 했지만, 샌더스는 대부분 소액 기부자들의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전형적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 중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지속할지는 의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일 사설에서 “큰 손 후원자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후보가 압축되고 나면 큰 손들이 수천만 달러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0대 갑부 안에 드는 찰스ㆍ데이비스 코크 형제나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의 셀던 아델슨 회장과 같은 큰 손들이 본격적으로 돈을 내놓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초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자 후원을 위해 조직됐다가 그가 경선을 포기한 뒤 트럼프를 공화당 후보직에서 끌어내리는 것을 시대적 소명으로 삼고 있는 ‘아워 프린시플스 팩’(Our Principles PAC)의 최근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휼렛 패커드 CEO 멕 휘트먼, 시카고 컵스의 소유주인 토드 리케츠 등 공화당 내에서 발언권이 높은 ‘슈퍼 리치’들로 구성된 이 안티 트럼프 슈퍼팩은 최근 컨퍼런스 콜을 갖고 트럼프를 하차시키기 위해서는 ‘성숙한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젭 부시의 대변인 격이었던 팀 밀러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로부터 “리케츠가 내 앞길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큰돈을 썼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라는 경고를 받은 리케츠는 이 팩의 최대 기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친 트럼프 성향의 슈퍼팩도 있다. ‘그레이트 아메리카 팩’이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미국 최대 다이아몬드 수입상인 빌 도드리지와 과거 티파티 운동가였던 에이미 크레이머 등 극우적 성향의 인사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다른 경쟁자들이 슈퍼팩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맹비난해온 트럼프로서는 친 트럼프 슈퍼팩과 거리 두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레이트 아메리카 팩’은 당초 ‘트럼프 팩’으로 이름이 지어졌지만,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후보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레이트 아메리카 팩도 최근 뉴트 깅리치 등의 선거운동을 총괄했던 베테랑 선거 전문가 에릭 비치를 영입했다. 비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의 외곽 단체가 분명하며, 곧 새로운 후원자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원하든, 원치 않든 그를 후원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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