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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 스마트폰업계 ‘광속 경쟁’ 감속 변곡점 될 수도”

“갤노트7 사태, 스마트폰업계 ‘광속 경쟁’ 감속 변곡점 될 수도”

입력 2016-10-13 16:31
업데이트 2016-10-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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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의 역사’ 리튬전지 위험 다시 상기…‘더 강한’ 출력 좇아 한계 부닥쳐

삼성의 갤럭시노트 7 단종 사태가 스마트폰업계 전반의 “미친 듯한 고기능 경쟁”을 완화하는 변곡점이 될까?

미국의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 닷컴은 갤노트 7의 제품 생산 중단이 세계 스마트폰업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면서 이번 사태가 나중에 되돌아보면 “1~2년 주기로 ‘혁명적인’ 신제품을 내놓아야만 하는, 미친 듯한 경쟁이 그 물리적 한계, 특히 리튬이온 전지의 한계라는 벽에 부닥친 스마트폰 산업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이 매체는 삼성과 경쟁 업체 간 시장판도 변화 가능성을 짚은 뒤 “갤노트 7의 전지의 폭발 원인은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리튬이온 전지의 한계까지 밀어붙여 온 사실은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삼성은 “한 단말기에 이런저런 기능을 가능한 한 많이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든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든 “경영진이 특정 기능과 성능을 구동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기술진의 경고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빠듯한 납품 기한에 맞추라고 부품 공급업자들을 몰아세우는 것을 재고하면서 시장에 내놓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시험과 품질관리를 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그동안 매장에 나오기도 전부터 기술 전문가들의 품평을 거쳐 곧바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뒤따르면서 외관, 기능, 속도, 가격을 기준으로 성패의 판정을 받았으나, 판정에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인 ‘신뢰도’는 등한시됐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기능상의 문제를 깨달을 때쯤이면 제조업체들이 그 문제를 해결했다며 다른 신제품을 내놓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리튬이온 전지의 문제점에 대해선 매슈 아이슬러 노스캐롤라이나대 조교수가 ‘리튬이온 전지의 역사는 폭발의 역사이며, 미래도 아마 그럴 것’이라며 집중 점검했다.

혁신적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주로 연구하는 매슈 교수는 소니가 만든 전지를 포함한 노트북 컴퓨터 전지의 발화가 잇따랐던 지난 2006년 위기 때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대응에 대한 분석 등을 담은 연구서인 ‘기술과 문화’를 2017년 1월 발간할 예정이다.

그 연구서의 일부인 글에서 그는 “리튬전지 없는 현대 생활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무선 기기의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있고 “감사하게도” 대부분은 잘 작동하고 있지만, 갤노트 7 사태는 “리튬전지의 폭발 위험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전지의 역사를 보면 “생각보다 더 자주” 문제를 일으켜 왔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이래 리튬 충전지는 “카메라, 노트북, 호버보드, 분무기, 스마트폰 등 실질적으로 모든 종류의 무선 기기들 태우거나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더 불길한 것”은 여객기에서 리튬전지들이 발화하는 경우들인데, “최소한 한 건의 대형 항공기 추락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미 연방항공청이 여객기에 리튬전지 화물을 싣는 것을 제한하도록 권고했고, 올해 초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리튬전지 화물의 여객기 운반을 완전히 금지했다.

리튬전지의 이런 위험성에도 1970년대 이를 개발해 전 산업 영역에 용도를 넓혀온 과학자들과 기술자들, 그리고 기업 제품 기획자들은 화학과 ‘파우스트의 거래(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젊음을 산 것과 같은 거래)‘를 한 셈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갤노트 7사태는 “단지 스마트폰 전쟁에서 삼성의 신제품 실패 얘기가 아니라, 후기산업 시대 혁신의 성격에 관한 얘기, 즉 지난 30여 년간 진행돼온 정보기술혁명과 세계화의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조명해주는” 사건이라고 그는 해석했다.

그는 1980년대 리튬 충전지 기술을 개척해나갈 때 소니의 실패 경험과 리튬이온 전지의 각종 기술적 난제들을 설명하고, 품질관리를 통해 개선할 수는 있겠지만 “리튬전지를 만드는 사람들과 전자기기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 조직·문화·지식 상의 간극”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구·개발과 제조의 역외이전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 전자제품들의 안전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아직 리튬전지의 수송과 처분 등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에 관해 통일된 안전규정도 없고 리튬전지를 쓰는 전기자동차의 사고 때 승객 구조를 위한 안전 지침도 없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전지의 발화는 크게 보면 이러한 ”사회 구조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전자제품들과 전기자동차들에서 더 큰 편익과 더 많은 수익을 좇는 것을 안전조치보다 우선하는 구조를 말한다.

과학자들이 더 안전한 대체수단의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안전보다는 더 강한 출력, 더 높은 전압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지금의 동향이 계속되는 한 ”당분간은 기존 기술로부터 더 불쾌한 깜짝 사건들을 더 많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비관적인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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