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타율 3할이면 강타자 …반총장, 난제 성공적으로 이끌어” 덕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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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귀국한 후 대권 도전을 모색하고 있는 반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환송 리셉션에서 만난 한국 특파원들로부터 정 전 총리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정 전 총리를) 잘 안다. 그가 미국 프린스턴대 초빙연구원으로 와 있을 때도 그렇고 자주 만났다”며 친근감을 보였다.
그러나 정 전 총리의 대선행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며 “국내 (정치가) 돌아가는 것을 정확히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직이 정말 바쁘다. 5분 시간이 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과 정 전 총리는 같은 충청권 출신이다.
향후 대선 구도, 그리고 두 사람의 정치적 선택지가 어디가 될 것이냐에 따라 협력하는 관계도, 경쟁하는 관계도 될 수 있다.
일단, 정 전 총리는 이날 낸 입장자료에서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는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 총장은 친박계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측근 인사로부터 ‘귀국 후 신당창당설’이 나온 바 있어 ‘제3지대’ 행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은 이날 귀국 후 계획에 대해서도 “한국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것이고, 그를 위해 국민의 의견을 듣고 의논하겠다”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유엔 주재 각국 대사와 외교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반 총장은 연설에서 재임 10년을 회고하며 ‘단결된 유엔’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이 분열하지 않고 더 단결(united)해야 한다”면서 “더 효율적이고 투명하고 신뢰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미완의 과제를 많이 남겨놓고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분쟁 등 국제사회의 위기에 대해 “대부분 국민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치 지도자들 때문에 생긴다”면서 “나는 지금도 세계 지도자들에게 국민에 연민(compassion)을 보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낮 워싱턴DC를 방문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 작별 인사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는 여러 면에서 야구와 비슷해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많다”며 “타율이 3할이면 엄청난 강타자인 것처럼 반 총장은 국제사회의 난제를 성공적으로 끌어냈다”고 덕담했다.
반 총장도 “오바마 대통령 역시 기후변화 등 많은 홈런을 친 것을 축하한다”고 화답했다고 배석했던 반 총장 측 인사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