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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중남미국은 왜 스노든을 선뜻 껴안지 않나

반미 중남미국은 왜 스노든을 선뜻 껴안지 않나

입력 2013-07-03 00:00
업데이트 2013-07-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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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성향의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등을 폭로한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마이클 시프터 소장은 2일(현지시간) 이들 나라가 스노든 사건을 대처하는 데 양면성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노든 사건이 미국에 항거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엄청난 유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실용적인 경향이 앞선다고 분석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볼리비아, 쿠바 등은 반미 사상을 내세우면서도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위기를 피하고 오히려 가까워지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을 자극할 정도로 ‘오버’하지는 않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스노든을 받아들이는 어떠한 나라도 대단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최근 누차 경고하기도 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스노든은 국제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우고 차베스 사망 이후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자극하는 언행을 일삼으면서도 관계 개선을 위한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고 2010년 이후 서로 단절된 대사 차원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내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대사들의 복귀가 베네수엘라로서는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1주일 전 미국으로부터의 관세특혜를 포기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스노든의 망명 요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전화통화를 한 뒤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스노든으로부터 망명 요청을 받는 중남미 국가의 지도자들은 정권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그러려면 경제적 원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시프터 소장은 설명했다.

이들 중남미 국가 입장에서 미국이 비록 유일한 상대방은 아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중요한 파트너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스노든 사건에서 그런 모든 요인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프터 소장은 덧붙였다.

쿠바도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는 것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스노든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쿠바 관계 전문가인 아르투로 로페스 레비 덴버대 교수는 “쿠바는 스노든을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국가적인, 정치적인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쿠바는 골치 아픈 미국과의 이민 협상을 재개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다 테러리스트를 보호하는 블랙리스트 국가 명단에서 제외해주기를 미국에 바라고 있다.

스노든의 망명 허용을 고려하는 국가들은 미국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공동 전선과 맞부닥치는 어려움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시프터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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