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엔 절수밖에”’물과의 전쟁’ 나선 미국 캘리포니아

“가뭄엔 절수밖에”’물과의 전쟁’ 나선 미국 캘리포니아

입력 2015-07-03 07:36
업데이트 2015-07-0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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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물절약 캠페인’에 주민 동참…절수효과 나타나

최악의 가뭄을 겪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혹독한 ‘물과의 전쟁’에 벌이고 있다.

각 가정과 골프장 등에서 잔디 대신에 절수형 식물로 대체하고, 물 청소와 세차 등 야외 물 사용을 요일별로 제한하는 등 대대적인 물 절약 캠페인이 시행 중이다.

주 정부는 지난 4월 산하 카운티·시 정부에 물 사용량을 25% 이상 감축하는 ‘강제 절수명령’을 내린 데 이어 자치단체별 절수 비율을 할당하는 시행규칙까지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강제 절수령 발동은 167년 만에 처음이다. 캘리포니아의 물 절약 캠페인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수자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캘리포니아 주의 물 사용량이 2013년 5월보다 28.9% 감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시 수도전력국(DWO) 관할 지역의 경우, 5월 물 사용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으며, 롱비치시는 20%, 샌가브리엘 밸리 지역은 30%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애너하임과 라하브라, 부에나파크 등 오렌지 카운티에서도 전년보다 25∼30% 줄어들었다.

이 같은 성과는 4년째 이어지는 가뭄 사태로 캘리포니아 전역에 절수명령이 내려지면서 각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물 절약 캠페인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 정부가 발동한 절수명령에 따르면 주 전역에서 평균 25%, 지역에 따라 최고 36%까지 물을 절약해야 한다.

일부 물 소비량이 많은 가정들은 최고 70%까지 절수를 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최고 1만 달러에 이르는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주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LA 카운티에서는 공공시설 잔디에 물을 주는 행위가 전면 금지됐다. 골프장과 묘지 등 대규모 잔디를 보유한 시설도 의무적으로 절수대책을 마련 중이다.

LA 카운티는 지역별 강제 절수비율 적용 외에도 ▲잔디 제거 때 현금보조 ▲초과 물 사용량 벌금부과 ▲주민대상 절수 장려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물 절약 홍보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수도국이 가정에 발송한 홍보자료에는 양치나 면도를 할 때 물을 잠그면 하루 평균 10갤런의 물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샤워 시간을 5분으로 줄이면 12.5갤런, 물 새는 변기를 고치면 30∼50갤런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수도국은 또 물 절약 리베이트 프로그램 운영과 가정방문을 통한 누수 확인·절수 방법 안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절수형 샤워 헤드·변기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집 앞 진입로 등의 물 청소와 세차 등 야외 물 사용을 홀수(화·토)와 짝수(수·일) 요일별 스케줄에 맞춰 하는 등 물 절약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 낭비의 주범’으로 꼽히는 잔디 퇴출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주 정부는 올해 안에 캘리포니아 전역의 잔디 5천만 제곱피트(4.7㎢) 규모의 잔디를 없애기로 했다. LA시도 올해 안에 2천500만 제곱피트(2.3㎢) 규모의 잔디를 퇴출시킬 예정이다.

잔디 1제곱피트를 없애면 연간 물 42갤런(159ℓ)을 절약할 수 있다고 캘리포니아 수자원국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 수자원국은 잔디를 없애기 위해 자발적으로 잔디 퇴출에 동참하는 개인과 사업체에는 리베이트를 주는 대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리베이트를 제곱피트 당 1달러에서 2달러로 올린 이후 물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친환경 잔디나 인조 잔디 등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잔디를 걷어내는 골프장들도 늘었다. 샌타애나 컨트리 클럽은 물을 아끼기 위해 골프장 내 잔디 30에이커와 인공연못 5개를 없애고 새로운 관개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 골프장은 8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절수형 관개 설비를 갖추면 연간 물 소비를 1억 갤런에서 6천700만 갤런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절약분 3천300만 갤런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49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엘니겔 컨트리 클럽과 코토데카자 골프 앤드 라켓 클럽은 잔디 제거 공사에 나서 수도국으로부터 각각 190만 달러, 3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정부의 리베이트 프로그램에 따라 절수형 정원으로 변경하는 주택들도 증가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메트로폴리탄수자원국(MWD)은 잔디를 없애면 스퀘어피트당 2달러를 리베이트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리베이트 예산을 3억5천만 달러를 추가 배정했다.

카운티와 시 정부는 이 같은 당근 정책 외에도 물 낭비를 감시하는 단속 체제도 대폭 강화했다. 대표적인 게 ‘워터캅’(water cop)으로 불리는 LA 수도전력국(DWP) 소속 물 낭비 단속반원들이다.

워터캅 요원 4명은 지역 곳곳을 순회하며 물 낭비 사례를 적발한다. 이들은 적발 시 곧바로 벌금을 부과하지 않고 경고 편지를 발송해 물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물 낭비가 반복될 경우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1차 적발 시 경고 편지가 발송되나 2차 적발 때에는 100달러 벌금이 부과되고, 횟수가 많아지면 최고 1만 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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