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다. 클린턴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무려 50% 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며 압승을 거뒀다.압승
2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민주당 경선에서 압승한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전 국무장관이 큰 표 차이에 놀란 듯한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컬럼비아 AP 연합뉴스
컬럼비아 AP 연합뉴스
샌더스는 이날 투표가 끝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클린턴은 “대선 캠페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내일부터 유세는 전국구를 향할 것”이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로써 클린턴은 네 차례 경선에서 3대1로 앞서며 대세론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달 1일 13곳에서 예정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최소 8개 주에서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샌더스 열풍을 잠재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힐러리의 압승은 흑인 민심이 주도했다. 흑인 유권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날 투표에 나선 흑인 가운데 87%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이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에서 얻은 흑인 득표율(78%)보다 9% 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CNN은 샌더스가 민주당의 핵심 텃밭 중 하나인 흑인 등 비주류 유권자들과의 괴리감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경선 레이스에서 탈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을 내놨다. 향후 남부와 서부 지역 경선에서 적수가 안 된다는 클린턴 선거캠프의 주장이 뒷받침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유일한 계승자임을 자처하는 클린턴은 전체 백인 득표율(54%)과 백인 여성 득표율(60%)에서도 샌더스를 앞섰다. 다만 백인 남성 득표율(44%)에선 샌더스(56%)에게 뒤졌다. 클린턴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압승 여세를 몰아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슈퍼화요일 경선에 내걸린 1017명의 대의원 중 상당수를 독식해 사실상 게임을 종결짓겠다는 뜻이다. CNN은 오는 ‘슈퍼화요일’ 경선에선 조지아, 앨라배마 등 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흑인 유권자 비중이 높은 남부 지역에 경선이 몰려 클린턴의 낙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샌더스는 고향인 버몬트에서만 클린턴에게 앞서고 매사추세츠, 오클라호마에선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595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가 13개 지역 가운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아칸소 이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위 지역 없이 많은 곳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민주당은 경선의 25.6%, 공화당은 33.3%를 마치게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6-02-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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