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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돈세탁’ 단둥은행 제재… 中 압박하는 美

‘北 돈세탁’ 단둥은행 제재… 中 압박하는 美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7-01 02:18
업데이트 2017-07-0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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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과 정상회담 몇시간 앞두고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 전면 금지 발표

BDA 이후 12년 만에 외국계銀 제재

미국 정부가 북한과 거래한 중국은행에 대한 독자제재에 나섰다. 북한의 ‘돈줄’ 죄기를 통해 미국이 본격적인 대북 압박을 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압박 칼날 中은행까지
대북압박 칼날 中은행까지 미국 재무부가 2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기업들의 금융 거래를 도운 혐의로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한 중국 단둥은행 랴오닝성 선양분행. 미 정부가 북한 문제로 외국계 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이후 12년 만이다.
선양 연합뉴스
미 재무부는 29일(현지시간) 중국의 단둥은행, 다롄국제해운 등 기관 2곳과 리홍리(53), 순웨이(35) 등 중국인 2명을 대북 관련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미 정부가 북한 문제로 외국계 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이후 12년 만이다.

단둥은행은 그동안 돈세탁을 비롯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의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재무부는 이날 미 금융기관에 북한 은행의 국제 금융망 접속을 도운 단둥은행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인 상황에서 미국과의 거래 금지는 곧 국제 금융망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계속되는 대량파괴무기(WMD) 개발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단둥은행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또 리홍리는 베이징의 북한 고려은행 대표인 리성혁과 연루됐으며, 순웨이는 북한 외국무역은행과 관련이 있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고려은행 대표 리성혁은 이달 초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2차 대북 독자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적절하게 행동할 때까지 돈줄을 차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기도 하다. 미국이 지난 27일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미국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계획도 승인했다.

중국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와 대만에의 무기 판매와 같은 행동은 마라라고 미·중 정상회담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크게 반발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미·중 간 조성됐던 대북 제재를 위한 ‘공조’가 사실상 깨졌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7-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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