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시민들, 경찰차에 불지르는 등 과격 시위
경찰, 최루탄·섬광수류탄 발포… 200여명 구금
가격상한제 폐지로 LPG 폭등… 시위 전국 확산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상한제 해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방화한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5일(이하 현지시간) AFP·인테르팍스통신 및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유라시아넷 등에 따르면 전날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정부의 LPG 가격상한제 폐지에 항의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수는 5000명 이상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상한제 해제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휴대전화 손전등을 밝혀 항의의 뜻을 전하고 있다. 알마티 로이터 연합뉴스
사태가 악화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5일 오전 1시 30분을 기해 알마티와 카스피해 연안 망기스타우 등 일부 지역에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집회·시위도 금지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정부와 군부를 공격하는 것은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라며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폭력 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아리한 스마일로프 부총리가 임시총리직을 맡는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이날 알마티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한 200여명의 시민이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구금됐다.
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방어벽을 만들고 있다. 알마티 AP 연합뉴스
정부는 LPG 가격을 ℓ당 85~90텡게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시위대는 종전 가격보다 낮은 50텡게까지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진정되지 않은 항의 시위는 카자흐스탄의 경제 중심지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 등 전국으로 퍼졌다.
카자흐스탄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소련 해체 직전인 1990년부터 2019년까지 30년 가까이 통치했고 지금도 대통령 위의 ‘상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의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전 신고 없는 시위는 불법인 카자흐스탄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은 드문 일이라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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