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비치 대통령, 대러 군사 대응 불참 입장
“미국 국내 정치 관련… 바이든, 매파에 휘둘려”
“우크라, 나토에 자리 없어… 국가는 보존돼야”
바이든, 화상으로 유럽 주요국과 대러 대응 논의
“완전한 의견일치”… “긴밀한 협의 지속 약속해”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제과기업 크라시 공장 방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RTL 홈페이지 캡처
25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매체 RTL에 따르면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자국 제과기업 크라시의 창립 110주년을 맞아 공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크로아티아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는 질문에 “나는 군 통수권자다. 나토가 주둔군을 증강하고 얼마간의 정찰선을 보낸다는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것과 아무 관련이 없고,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크로아티아는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며, 긴장이 고조되면 마지막 크로아티아 군인 한 명까지 (나토군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슬라브야노세브스크의 대피소에서 한 군인이 기관총을 점검하고 있다. 슬라뱌노세릅스크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와 관련,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노르웨이,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과 비교했다. 현재의 갈등 상황에 대해 “문제를 일으킨 진짜 범인은 없는 상황이지만, 누가 해를 입을지는 명확하다”며 “그래서 크로아티아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인도하고, 우크라이나를 국가로서 99% 보존할 협정은 반드시 발견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한 공원에서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TDF) 교관이 부대원들 앞에서 훈련 시범을 보이고 있다. 키예프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강경 대응 노선을 취한 미국과 달리 일부 유럽 국가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동맹국 간 균열 우려가 제기되자 바이든 대통령이 나서 유럽 국가들을 규합한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직후 취재진에 “매우 매우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유럽 지도자들과 완전한 의견일치를 봤다”고 했다. 백악관 측은 화상통화 회의에 대해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심각한 경제적 대가와 엄청난 결과를 가할 준비 등 러시아 침공을 저지하려는 공동 노력에 대해 논의했고, 대서양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AP 연합뉴스
전체 인구 약 400만명의 중부 유럽 국가인 크로아티아는 2009년 4월 알바니아와 함께 나토에 가입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2011~2015년 4년간 총리를 지냈으며 2020년 1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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