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 공물봉납은 중국-지지층 사이 절충책

아베 야스쿠니 공물봉납은 중국-지지층 사이 절충책

입력 2014-10-17 00:00
업데이트 2014-10-17 16: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본 언론 “내달 APEC 계기 시진핑과 정상회담 가능성 감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7일 시작한 야스쿠니(靖國) 신사 가을제사(추계 예대제, 17∼20일)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의 일종인 ‘마사카키’(眞신<木+神>)를 보낸 것은 정상회담을 타진중인 중국과, 자신을 지지하는 국내 보수층을 두루 의식한 ‘절충책’으로 풀이된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구다. 2012년 12월 취임 이후 아베 총리는 정치인들이 야스쿠니를 찾는 주요 계기인 야스쿠니 춘·추계 제사때 잇달아 마사카키를 바쳤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18일 귀국 예정이어서 제사기간인 20일 안에 참배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언론은 17일 일제히 참배는 보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작년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아베 총리가 이번에 참배를 보류한 것은 내달 10∼1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 성사를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참배한 야스쿠니 참배 의원연맹 소속 의원 수가 작년 가을제사때의 160명에서 이날 약 110명으로 줄어든 것도 11월 중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외교당국은 물론 여당 중진들까지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결국 아베 총리가 참배는 보류하되, 공물을 보낸 것은 ‘외교 때문에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야스쿠니에 있다’는 메시지를 보수 지지층에 전달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베 총리가 작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아베 총리) 특별보좌는 지난달 30일 보도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집권 중에 참배를 반복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기우다 특보는 아베 총리의 연내(2013년 내) 야스쿠니 참배를 예상하던 이들이 많지 않았던 작년 10월, “아베 총리가 취임 1년 이내에 반드시 참배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고, 이 ‘불길한 예언’은 아베 총리의 취임 1주년인 작년 12월26일 정확히 실현됐다. 무엇보다 내년 9월 장기집권의 성패가 걸린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보수층이 바라는 야스쿠니 참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내달까지 이어지는 각종 다자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 한국,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불발로 돌아갈 경우 참배 카드를 빼들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로 고통받은 한국과 중국에서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곳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