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기고 녹아내리고…후쿠시마 원전 격납용기 첫 공개

찢기고 녹아내리고…후쿠시마 원전 격납용기 첫 공개

김민희 기자
입력 2017-07-20 22:48
수정 2017-07-2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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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로봇 ‘리틀 선피시’ 촬영

사고 6년 만에 내부 상태 확인
원자로 손상 정도는 파악 못 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방사성물질 유출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개복치’(선피시) 모양의 수영 로봇 ‘리틀 선피시’가 투입돼 찍어 온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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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방사성물질 유출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의 격납용기 내부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해 온 ① 수영 로봇 ‘리틀 선피시’. ‘리틀 선피시’가 촬영한 ②, ③, ④ 3호기의 격납용기 내부는 원자로의 바로 아래에 있어야 할 발판이 녹아서 없어지는 등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후쿠시마 AP 특약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방사성물질 유출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의 격납용기 내부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해 온 ① 수영 로봇 ‘리틀 선피시’. ‘리틀 선피시’가 촬영한 ②, ③, ④ 3호기의 격납용기 내부는 원자로의 바로 아래에 있어야 할 발판이 녹아서 없어지는 등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후쿠시마 AP 특약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 업체인 도쿄전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리틀 선피시’가 제1원전의 3호기에서 촬영해 온 영상을 공개했다고 NHK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녹아내린 핵연료는 노심(心)을 벗어나 구조물과 뒤섞인 ‘핵연료 잔해’가 됐고, 이는 냉각을 위해 투입된 수심 6미터의 오염수 안에 잠겨 있다. 그 안에 들어간 ‘리틀 선피시’는 원자로 바로 아래에 있어야 할 작업용 발판이 녹아서 사라져 있는 등 격납용기 안이 찢겨지고 파손된 면면을 생생히 드러냈다. 이곳은 방사능 수치가 너무 높아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사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일본 도시바와 국제원전해체연구소(IRID)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리틀 선피시’는 최대 200Sv(시버트)의 방사능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이는 피폭되면 인간은 즉사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리틀 선피시’가 녹아내린 핵연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도쿄전력 관계자는 밝혔다. 폐로(廢爐)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핵연료의 구체적인 위치와 원자로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야 하지만 ‘리틀 선피시’가 거기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올여름까지 핵연료를 제거할 임시 방법을 결정해 2021년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07-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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