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어요” 마지막 전화…눈물속 이’소년들 장례

“납치됐어요” 마지막 전화…눈물속 이’소년들 장례

입력 2014-07-02 00:00
업데이트 2014-07-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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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팔레스타인 불만도 고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실종됐던 이스라엘 10대 청소년 3명이 20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등하굣길은 물론 죽음의 순간까지 함께한 3명의 아이가 서안지구 정착촌에 나란히 묻히자 추모객들은 슬픔에 잠겼다.

1일(현지시간) 서안지구 모딘에서 열린 엘얄 이프라(19), 길라드 샤르(16), 나프탈리 프랭클(16)의 장례식에 이스라엘 각지에서 모인 수만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시몬 페레스 대통령 등 고위 정부관계자를 비롯해 버스를 타고 모여든 사람들은 이스라엘 국기로 몸을 감싼 채 누워 있는 소년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샤르의 여동생은 “최근 이스라엘 국민이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며 “우리는 결말이 더 나쁠 수 없는 영화 속에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은 “오늘 우리 중 어느 누군가의 자식이었을 수도 있는 아이들을 땅에 묻었다”며 “이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자식이나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소년들은 지난 12일 밤 헤브론 지역에서 유대교 신학수업을 마치고 히치하이킹을 하던 중 실종됐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납치되고 있다”는 다급한 한 마디뿐이었다.

이스라엘 경찰이 장례식이 열리기 직전 공개한 긴급전화 녹취에 따르면 샤르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속삭이는 어조의 히브리어로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랍어로 “머리 숙여”라는 고함이 들렸고 누군가 “저 남자애 휴대전화 빼앗어”라는 대화가 이어졌다.

경찰은 샤르와 다시 대화를 시도했지만 때리거나 총을 쏜 듯한 낮은 소리가 났고 누군가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만 들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긴급전화를 받은 당직자들이 처음에는 이 전화를 장난으로 여겨 구조 노력을 수시간 동안 하지 않았다며 관련자들을 징계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찰 내부위원회가 경찰관 3명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직 살해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소행으로 보고 가자지역에 연달아 공습을 퍼붓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일 현지 방송을 통해 “필요할 경우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확대할 수 있다”며 공세를 확대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어지자 팔레스타인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납치범들을 찾는다는 이유로 용의자들의 집을 찾아가 창문을 깨고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뒤 불을 지르는 악습을 다시 저지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불탄 집을 찾아 용의자의 가족들을 위로했으며 저항하는 뜻을 담은 목소리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

집을 잃은 아메르 아부 아이샤 가족의 한 친척은 “이들이 저지른 일은 야만스럽다”며 “과연 이 광경을 본 어린아이들이 평화를 원하면서 자라겠느냐 아니면 증오와 복수로 가득차겠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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