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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에 포위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

이슬람국가에 포위된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

입력 2014-08-08 00:00
업데이트 2014-08-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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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이슬람 근본주의 반군이 서북부로 진격, 영역을 확장하면서 현지의 소수 민족 주민들이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근본주의 반군을 주도하는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포위로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주민 4만명이 고립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군병력이 주도하는 인도주의적 구호작전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7일 IS 반군의 주민 학살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로 심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야지디족 절멸 위기 놓여

북부 산악지대에 고립된 주민 대부분은 이라크에서 인종적, 종교적으로 소수파인 야지디족이다.

이들은 집단거주지인 서북부의 신자르산을 탈출하지 못하면 IS 반군에 도살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유엔은 4만명의 난민 가운데 상당수가 아녀자들이며 현재 신자르산 주변의 9개 지점에 분산돼 피신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자르산은 이 지역의 오랜 전승에 의하면 ‘노아의 방주’가 마지막으로 도달한 ‘성지’로 알려져 있다.

현지 행정관리들은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최소 500명의 야지디족 주민이 살해를 당했고 이보다 더 많은 주민이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자르산을 떠난 13만의 야지디족 주민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가 있는 도후크나 아르빌로 몸을 피했다.

△ 야지디족은 어떤 민족

세계 각지의 야지디족 주민은 약 7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대다수는 이라크 북부에 있는 신자르산 주변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야지디족은 인종적으로는 쿠르드족의 한 갈래이며 1천년 가까이 갖은 박해와 절멸의 위기를 버텨내며 고유의 종교 전통을 유지해왔다.

이들의 종교는 11세기에 우마야드 셰이크가 조로아스터교(배화교), 기독교, 이슬람의 교리를 취합해 창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지디족의 종교에는 세례와 할례 등 기독교와 이슬람에서 빌어온 요소 말고도 배화교도처럼 불을 숭배하는 관습이 있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와는 분명히 차별돼 있다.

야지디족이 이단으로 몰린 결정적인 요인은 타락한 천사 멜렉 타우스를 숭배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종교에서 일곱 천사 중 으뜸이며 수천개의 눈을 가졌다 하여 공작 천사로 불리는 멜렉 타우스는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 등장하는 타락한 천사 사탄과는 달리, 신의 용서를 받고 천상으로 돌아간 것으로 돼 있다.

타락한 천사 멜렉 타우스를 숭배한다는 점이 바로 야지디족에 악마 숭배 집단이라는 오명을 안겼고 지금은 이슬람 근본주의 반군으로부터 학살 위협을 받도록 만들었다.

△ 끊임없는 수난의 역사

야지디족은 오토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18세기와 19세기에만 모두 72차례의 집단 학살 사건을 당했다.

가까이로는 지난 2007년 이들의 집단 거주지에서 발생한 연쇄 차량폭탄 테러로 수백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었다.

이라크 적신월사(적십자사)에 의하면 당시 사망자는 800명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벌어진 단일 사고로는 최다의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IS의 포위 소식에 놀란 야지디족 출신의 여성의원 비안 다킬이 지난 6일 눈물을 쏟으며 이라크 의회와 국제사회에 “우리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야지디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 케일 살리가 이들의 지도자인 바바 셰이크와 인터뷰한 뒤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이슬람 근본주의의 득세가 야지디족 주민을 유럽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

일부 추정에 의하면 이라크에 거주하는 야지디족의 15%에 해당하는 7만명이 국외로 탈출했다.

케일 살리는 야지디족이 개종을 용납하지 않고 족외혼도 꺼리는데다 젊은이들이 점차로 유럽 사회에 동화하면서 이들의 종교적 전통을 유지하는 게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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