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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광개토대왕비 서체는 독특한 ‘고구려 예서체’”

“제2의 광개토대왕비 서체는 독특한 ‘고구려 예서체’”

입력 2013-01-24 00:00
업데이트 2013-01-2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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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고광의 박사 분석 고구려비는 지안박물관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근 발견 사실이 공개돼 국내 학계를 놀라게 한 고구려비에 사용된 서체가 독특한 고구려 예서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고구려비가 발견된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마셴(麻線)향 마셴촌 현장을 돌아보고 온 동북아역사재단의 고광의 박사는 23일 “지안에서 단둥(丹東)으로 가는 구(舊)도로와 신(新)도로가 있는데 고구려비는 구도로와 신도로 중간 지점 서쪽 강변에서 발견됐다”면서 “고구려비가 발견된 마셴 지역은 고구려 무덤이 집중 분포된 곳”이라고 전했다.

고구려 전문가인 고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견된 고구려비는 광개토대왕비에 나와 있는 수묘(守墓) 제도의 시행 시점, 수묘 제도의 성격 등을 규명하는 것은 물론 고구려의 문화 예술적인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핵심 단서”라고 평가했다.

특히 “비석에 글자가 예서체로 적혀 있는데 이른바 중국 한(漢)대의 전형적인 예서체가 아니라 독특한 고구려 예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서체와는 확연히 다른 광개토대왕비의 서체와 많이 닮았으면서, 당시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던 한대의 예서체와도 유사한 면이 있어서 고구려 서체의 발전 과정, 한중간 문자 교류 양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게 고 박사의 설명이다.

비석의 형태, 비석의 건립 시점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고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고구려비는 석주형(사각기둥 모양)인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와 달리 비석의 전면과 후면을 평평하게 갈아서 만든 판상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한대와 위진남북조 시대에 판상형 비석이 등장하는데 중국의 영향을 받아 고구려화시킨 결과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비석이 광개토대왕대에 세워졌는지, 그 아들 장수왕대에 세워졌는지에 따라 수묘 제도 시행 시점 등이 달라질 것이라고 고 박사는 말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비석 뒷면에도 글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석이 공개돼 비석에 새겨진 글자를 정확히 판독하는 일”이라면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의 고구려 연구자들이 함께 글자를 판독해 연구를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지안시 문물국이 고구려비 분석을 위해 ‘지안 고구려비 보호와 연구를 위한 영도 소조’라는 이름의 전문가 연구팀을 구성했으며 정식 보고서를 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안 고구려비 보호와 연구를 위한 영도 소조’에는 겅톄화(耿鐵華) 중국 퉁화(通化)사범학원 교수, 쑨런제(孫仁杰) 지안 박물관 연구원 등 중국의 고구려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구려비는 지안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아직 실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내 학계도 중국 국가문물국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 등이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구려비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고대사학회는 비석 분석 회의를 준비 중이며 고구려발해학회는 다음 달 긴급 학술회의를 열 예정이다. 동북아역사재단도 중국 측에 공동 연구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개토대왕비의 축소판인 이 고구려비는 지난해 7월29일 중국 지린성 지안시 마셴향 마셴촌에서 발견됐으며 ‘중국문물보’가 이달 초 발견 사실을 공개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고구려비가 발견된 것은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고구려비는 고구려 역대 왕릉을 관리하기 위해 세웠다는 수묘비(守墓碑) 관련 내용이 비석에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는데다 사시(四時)로 제사에 대비케 했다는 구절(四時祭祀) 등이 확인돼 고구려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라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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