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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 일반병실로 이동…안성기·박중훈 찾아와

배창호 감독 일반병실로 이동…안성기·박중훈 찾아와

입력 2015-06-01 11:23
업데이트 2015-06-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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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감독 “배창호, 최근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

1일 오전 지하철 승강장에서 추락한 배창호(62) 감독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배 감독은 얼굴 쪽에 비교적 가벼운 외상을 입은 채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날 배 감독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분당선 왕십리 방면 승강장에서 철로로 추락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이 홀로 서 있다가 떨어지는 장면이 찍힌 만큼 스스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배 감독은 경찰에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강박관념과 수면장애가 생겼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선로에 투신했다는 직접적인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배 감독을 충무로에 조감독으로 데뷔시킨 한국 영화계의 거장 이장호(70) 감독은 이날 서울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족들 이야기를 들으니 배 감독의 수면장애가 보통 심했던 게 아닌 것 같다. 거의 매일 밤 못 잤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배 감독이 투신이 아니라 수면부족으로 발을 헛디뎌 떨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배 감독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만, 정신적 쇼크가 심해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배 감독이 종교 관련 영화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며 “최근에 만났을 때 살이 쪽 빠지고 힘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배 감독은 과민하고, 작품에 빠지면 미치는 기질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 감독은 1980년 이 감독이 연출한 ‘별들의 고향’의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첫발을 디뎠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이날 사고를 당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배 감독을 가장 먼저 찾아온 것도 이 감독이었다.

이날 이 감독 외에 영화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배 감독을 찾아와 위로했다. 안성기는 배 감독의 대표작 ‘고래사냥’과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배 감독은 1982년 대종상 신인감독상과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1983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 1985년 대종상 감독상, 1987년 황금촬영상 감독상을 받은, 1980년대 충무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영화산업 전반이 충무로 제작사 중심에서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와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원로 감독들이 대부분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 배 감독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나 영화 제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동진 평론가는 “배 감독은 1980년대 ‘한국의 스필버그’라는 별명을 얻은 영화계에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한 그가 한국 영화산업의 격변 속에 작품 활동이 막히면서 받았을 좌절과 비애는 엄청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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