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역사 고스란히 간직…지난해 본격 발굴조사 시작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대통령으로서는 40년 만에 문화재 발굴 현장을 방문하면서 경주 월성(月城, 사적 제16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삼국사기에 따르면 경주 월성은 신라 제5대 파사왕 22년(101) 봄 축성을 시작해 그해 7월부터 왕이 거주했던 곳으로 신라가 멸망한 935년까지 궁성 역할을 했다. 전반적인 형태가 달을 닮았다는 이유로 ‘월성’이라고 불렀으며, 조선시대에는 ‘반월성’(半月城)이라 칭하기도 했다.
월성 남쪽은 절벽이 있어 그대로 둔 채 나머지 삼면은 흙과 돌로 성벽을 쌓았고, 성벽 아래에는 해자를 설치했다. 동쪽으로는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과 월지로 통했던 문터가 남아 있다. 여전히 성 안에 많은 건물터가 있고, 인근에는 첨성대와 천마총, 황룡사지, 국립경주박물관이 있다.
월성 발굴조사는 100년 전인 1915년 일본 고고학자 도리이 류조(鳥居龍藏)가 처음 실시했다. 당시 그는 월성 서쪽의 남쪽 성벽을 절개해 동물의 뼈와 뿔, 이빨을 비롯해 동물 뼈로 만든 바늘과 화살촉, 탄화된 곡물, 토기조각을 수습했다.
이후 1979∼1980년 동문지를 조사해 정면 1칸, 측면 2칸의 문터와 돌로 쌓은 해자 유구(遺構)를 찾아냈다.
이어 1985년부터 1∼5호 해자와 계림 북쪽 건물터, 첨성대 남쪽 건물지, 월성 북서편 건물터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간 월성 내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세부 과제인 월성 내부 발굴조사는 작년 12월 시작됐다. 조사 대상지는 경주시 인왕동 387-1번지 일대로 성벽 9만9천㎡와 성내 10만8천㎡를 합쳐 전체 면적이 20만7천㎡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그동안 지하탐사 등을 통해 확인한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서 방향으로 길쭉한 월성을 서쪽부터 A∼D 4개 지역으로 나누고, 우선 C지구에 대해 유적의 분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시굴조사에 착수했다.
월성 내에서 C지구를 첫 조사지로 선택한 이유는 지중탐사 결과 왕궁의 중심 건물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의 기초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여러 건물터와 역삼각형 구조물, 문이 있었던 터, 성벽 구조 등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발굴조사를 맡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C지구에 이어 A지구 내 서문 터와 성벽 조사에도 돌입했다.
연구소는 1단계로 2018년까지 A지구와 C지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B지구와 D지구를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강순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경주 월성은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왕성으로 조사를 통해 당시의 화려한 역사와 왕족의 생활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