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언제 볼 수 있나… 쓸쓸한 요양원[이슈픽]

자식들 언제 볼 수 있나… 쓸쓸한 요양원[이슈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0-01 12:27
수정 2020-10-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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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위험군 보호 위해 면회 금지
보호자 안심전화 권고…면회시스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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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 노인이 자신이 지내는 요양원에 설치된 영상통화장치를 통해 가족들과 안부를 나누고 있다. 2020.9.28 연합뉴스
28일 한 노인이 자신이 지내는 요양원에 설치된 영상통화장치를 통해 가족들과 안부를 나누고 있다.
2020.9.28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요양병원을 비롯한 요양시설의 면회가 금지되면서 이 곳의 노인들은 자식들을 보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말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39만3916명, 요양원 환자는 26만6325명. 70·80대 이상 코로나19 치명률은 각각 6.9%, 21.1%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는 고위험군인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연휴기간 면회를 금지했다. 임종이나 가족의 해외장기체류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비접촉 방식의 면회를 허용하기로 했다.

감염병 상황이 길어지면서 그에 맞는 요양병원 면회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일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은 대개 치매나 우울증세를 동반한 중증환자라 코로나19 상황을 아무리 설명해드려도 ‘자식들이 나를 버리고 갔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몸이 더 아파지는 분들이 많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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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한 노인을 부축하고 있는 여성 요양보호사의 뒷모습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이 시대의 단면이다. 시노다 세츠코의 ‘장녀들’은 가정 안에서 돌봄노동을 떠안고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삶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역할, 현대 사회의 사각지대를 꼬집는다. 서울신문 DB
몸이 불편한 노인을 부축하고 있는 여성 요양보호사의 뒷모습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이 시대의 단면이다. 시노다 세츠코의 ‘장녀들’은 가정 안에서 돌봄노동을 떠안고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삶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역할, 현대 사회의 사각지대를 꼬집는다.
서울신문 DB
임시 면회소를 만들어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거나 면회인에게 방호복을 입히는 등의 방법으로 면회 방법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 역시 보호자의 염려를 덜고, 노인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안부를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알릴 계획이다.

정부는 전국 요양병원과 지방자치단체에 연휴 기간 최소 한 차례 이상 환자 상태 등을 보호자에게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명하는 ‘보호자 안심전화’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호자 안심전화 등의 조치들은 연휴기간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식들은 여전히 부모님 걱정에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맘카페 회원은 요양보호사들의 노고를 이해한다면서 요양원이 제한적인 인력과 비용으로 운영돼 노인들의 건강을 일일이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일정 조건 하에서 면회가 돼야 어르신도 가족도 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동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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