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소년범의 탄생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천성이 착하고 명석해 쾌활했던 아이가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고 어쩌다 나쁜 친구들을 만나 방황했습니다.” 혜주 아빠는 절도와 폭력을 저지른 딸이 6개월간 보호처분 시설에서 지내고 나올 때 시설 선생님에게 이런 편지를 남겼다. 편지에는 우리 애는 나쁜 애가 아니라는 믿음과 앞으로 친구만 잘 사귀면 다시는 엇나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이 뒤섞여 있었다.
“친구 잘못 만나서”··· 그동안 어른들은 어디 있었나어른들은 어떤 아이가 소년범이 되는지 궁금해한다. 궁금증의 밑바닥엔 ‘내 아이는 소년범이 될 리 없다’는 확신이 깔려 있다. 그래서 소년범은 성인과 똑같이 벌줘야 한다고 말하고 소년범을 보호하려고 만든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벌을 강화하면 소년범죄를 멈출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그 답을 찾으려고 소년범죄를 5회에 걸쳐 기록한다. 지난 6개월간 범죄를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은 79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그들의 삶의 궤적을 함께 돌아보고, 소년범죄의 뿌리를 찾았다.
어른들이 ‘악마’라 부르는, 소년범이라는 가면 뒤 숨겨진 진짜 아이들의 모습은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이들의 진짜 얼굴을 들여다 봤다. 사진은 6호 보호처분 시설인 나사로 청소년의 집 협조를 받았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소년의 죄는 사회의 죄에서 시작된다가해와 피해의 경계는 모호했다. 어제까지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아이는 그 다음날 또 다른 아이를 때리고 괴롭혔고, 유흥비를 벌겠다며 상점을 털었다. 10대의 세계에서는 힘과 돈, 성이 곧 권력이었다. 무리에서 따돌림당하지 않으려고 자신보다 약한 친구를 데려와 피해자로 삼는 아이도 있었다.
친구를 잘못 만나 방황한 것이라는 혜주 아빠의 해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소년의 죄는 사회의 죄였다.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만큼 중요한 건 어떤 어른을 만나느냐였다. 문제아로 찍혀 가정과 학교에서 탈락한 아이들은 재기의 기회는커녕 어른들의 냉대와 낙인에 좌절했다. 소년범은 처음부터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 낸 존재였다. 어른들이 소년범을 향해 돌을 던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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