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비장한 苦言’

정총리 ‘비장한 苦言’

입력 2010-06-22 00:00
업데이트 2010-06-2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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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한번없이 민의 무시하고… 후회할 결정 안된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상임위 상정을 하루 앞둔 21일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요청하면서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16차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모두발언에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세종시 회의에 앞서 그는 수정안 처리를 미루는 의원들을 정면 비판하며 그동안의 세종시 여정이 그려지듯 남다른 소회를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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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입 다문 정총리
굳게 입 다문 정총리 정운찬 국무총리가 21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세종시 원안과 관련, “표를 얻기 위한 정략의 산물”이라고 일갈한 뒤 수정안의 국회 처리에 대해 “이렇듯 중차대한 국가 대사를 상임위 차원에서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없이 국민 다수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쫓기듯 표결하고 끝낼 리 없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우리 국민은 길게 보면 항상 옳은 선택을 해 왔다.”면서 “그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모두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으므로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 관련법이 상임위에서 부결된다고 해도 본회의 표결을 통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특히 “수정안은 여러 산고 끝에 마련됐다. 격한 논쟁도 불사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결 가능성, 출구전략 등을 언급했다. 정 총리의 발언에는 비장함과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는 특히 “다른 지역에서 수정안 부결을 전제로 그간 우리가 어렵게 설득해 세종시로 유치한 기업들을 경쟁적으로 빼 가려는 개탄스러운 현실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를 비판했다. 그는 “정부를 쪼개 청와대는 서울에 두고 총리실은 세종시에 옮겨 국정이 원활히 운영되길 바라는 어리석은 점, 인위적으로 수도를 사실상 분할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점, 인구 50만명 자족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는 점, 8조 5000억원 공기업 돈을 들이고도 유령도시를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 등 국가 미래를 위해 어떤 대안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토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0-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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