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실언’ 파문…취임후 최대 위기

‘안상수 실언’ 파문…취임후 최대 위기

입력 2010-12-23 00:00
수정 2010-12-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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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보온병 포탄’ 언급에 이어 22일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는 발언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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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연합뉴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연합뉴스
당장 23일 당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대표의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격앙하면서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와 핵심예산 누락,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남북긴장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안 대표의 설화(舌禍)로 또 다시 민심을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있는 것.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붕괴를 우려하면서 “이제 안 대표는 ‘식물대표’가 된 게 아니냐”며 난감해했다.

초선 모임인 ‘민본21’ 주광덕 의원은 “현 지도부의 지도력에 의문이 많았는데 이 정도 상황이면 향후 선거에서 유세나오는 것을 바라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라며 “이 지도부 체제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권영진 의원은 “지역 송년모임에 맨발로 뛰며 돌아다니면 뭐하냐. 한방으로 끝났다”고 볼멘소리를 했고, 다른 초선 의원은 “이것은 대표의 자질문제로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당의 구심력이 약화되고 원심력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며 “왜 그런 실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실언이 ‘사퇴론’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5개월여밖에 안됐고, 여권의 현재 구도로 볼 때 안 대표 이후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현 지도부 체제가 조기에 무너진다면 당이 또다시 당권경쟁의 전장터로 변모하면서 당 내홍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안상수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과 냉소가 쌓이겠지만, 안 대표 사퇴론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안 대표 체제를 대체할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만한 동력도 없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지금 안 대표를 흔들어 뭐가 나오겠나.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서 “4월 재보선 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고, 힘빠진 지도부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그러나 야당을 비롯해 여성계에서 안 대표의 실언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면서 여론이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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