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장관 밝혀… 정부, 기업별 삭감효과 분석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최 장관은 4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30대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을 10% 삭감하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층을 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대기업 경영진의 월급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구체적인 연봉 삭감 수치와 대기업들까지 특정해 향후 재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지경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들 연봉을 10% 줄이면 일자리를 1000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장관은 또 “잡셰어링은 가타부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대기업 임원 연봉 삭감에 대해서는 재계가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잡셰어링은 2009년 취업난이 계속되자 정부에서 각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노동시간과 임금을 줄이는 대신 많은 직원을 고용하도록 권장했던 정책이다.
지경부는 30대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을 파악, 각 기업별 연봉 삭감과 고용 창출 효과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장관은 대기업들이 마인드를 바꿔 ‘큰 기업’으로 나아가고, 청년층에 대한 투자를 보다 과감하게 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원 급여 삭감과 일자리 창출은 청년층 고용에 대한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연봉 삭감 등 재원 마련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장은 “최 장관의 말은 기업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지 (정부가 개입해) 깎겠다는 건 아닐 것”이라며 “기업 총수가 마음대로 보수를 정하지 말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성과와 연계해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과급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정부는 그에 따른 사회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을 마련해야지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8-05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