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대통령 사과’ 징크스 재연

‘취임 초 대통령 사과’ 징크스 재연

입력 2013-05-13 00:00
업데이트 2013-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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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명박 前 대통령도 취임 3개월째 사과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기간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이번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취임 초 사과 징크스’가 재연됐다.

역대로 대통령이 취임 후 인사와 조직 정비를 끝내고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에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를 만나 대국민사과를 하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33일 만인 지난 3월 30일 새 정부 장·차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사태에 대해 대변인을 통해 대독 사과를 하고, 46일 만인 지난달 12일 야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인사 파동에 대해 거듭 사과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직접 공식 회의석상에서 본인의 육성을 통해 공개 사과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3개월째, 정확히 77일 만의 사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취임 초 사과 징크스’, ‘3개월째 징크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직전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3개월째 뜻하지 않은 사건을 만나 대국민사과를 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소고기 파동’으로 86일 만에, 노 전 대통령은 생수회사 ‘장수천’ 문제와 관련해 92일 만에 각각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 취임 두 달째이던 2008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간 한미 소고기 협상이 타결됐으나 귀국 직후 방영된 MBC PD수첩의 광우병 우려 보도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됐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사태 수습을 위해 그해 5월 22일 대국민담화를 발표, “정부가 국민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 28일 당시 생수회사인 ‘장수천’ 투자배경과 경남 김해 진영 땅 소유주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열어 “제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결코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유와 과정을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사과에 대해 당시 야당은 싸늘한 반응을 보여 그 이후로도 파장은 한동안 계속됐다.

이 전 대통령 사과에 대해 민주당은 “본질적 해답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담화다. 대국민 사과에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노 전 대통령 사과에 대해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국민과 야당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한 만큼 검찰이 즉각 본격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사과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와 직접 사과 표명을 했어야 한다. 불통인사의 잘못과 청와대 시스템의 개선 의지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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