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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60년] 커밍스 ‘자기 수정’ 엇갈린 반응

[정전협정 60년] 커밍스 ‘자기 수정’ 엇갈린 반응

입력 2013-06-25 00:00
업데이트 201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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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문서 공개돼 버티기 어려웠을 것” “새 얘기 아니다… 본인 한계 계속 지적”

1950년 6월 25일 발생한 한국전쟁은 남침이며, 미국이 의도적으로 전쟁을 유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학 석좌교수(역사학)의 발언에 대해 학계의 입장이 엇갈리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소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논리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가 한국전쟁의 원인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못한 부분을 커밍스 교수가 (1981년과 1990년에 각각 펴낸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 1, 2권에서)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주장에는 객관적 사실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중반 커밍스의 주장이 각광을 받았지만 노태우 정부 시절 소련에서 남침에 대한 자료가 나오면서 커밍스의 논리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게 학계에서 밝혀졌다. 스탈린이 한국전쟁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상상하고 추론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커밍스의 장점은 한글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각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원문을 봤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반면 오역도 많았다는 것이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의 지적이었다. 커밍스의 주장을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학자들은 이번 발언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통일연구원의 김진하 박사는 커밍스 교수의 발언에 대해 “소련이 붕괴된 이후 캐스린 웨더스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 등 역사학자들에 의해 (기밀) 문서가 공개되면서 남침 유도설과 같은 가설적인 주장은 버티기 어려워졌다. 커밍스의 발언은 그에 대한 해명이 아닐까. 학자로서 객관적 사실과 충돌되는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연구원의 조민 박사는 “커밍스의 ‘자기 수정’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커밍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줄곧 본인의 한계에 대해 얘기해왔다. (자신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의 논지를 처음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박사는 “수정주의 학파는 1990년대 이후 냉전의 책임을 미국에 맞췄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못했다. 당시 커밍스도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의 책임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에 대한 한계를 계속해서 인정해 왔다. 실제로 한국전쟁은 김일성과 스탈린이 기획한 것인데 그런 점에서 커밍스의 초기 접근법은 보다 다양한 견해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3-06-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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