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향해 화해 손짓하면서 美에는 ‘까칠’

北, 南 향해 화해 손짓하면서 美에는 ‘까칠’

입력 2013-09-15 00:00
업데이트 2013-09-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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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남북관계 집중하며 북미관계 변화 기대

북한이 올해 5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어온 대화 공세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남한에 대해서는 유화적 태도를 지속하면서 최근 미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이는 양상이다.

우선 북한의 5㎿급 영변 원자로 문제가 북미관계에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 8월 하순부터 영변의 가스 흑연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북한이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초청을 전격 철회한 것과 더불어 미국을 압박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처럼 미국에 다소 뻣뻣해진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남북관계 개선에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대결관념을 버려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대결관념은 “북남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시대착오적’이고 ‘낡은 시대의 오물’이라며 “북남대결의 시대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북한의 일관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도 인터넷 공급 등의 제도 개선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대미정책과 대남정책을 어느 정도 분리해서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까지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구애하던 상황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당장 대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최근 유화 전술에 변화를 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조건없는 대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더구나 북한은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면 ‘압박카드’가 유화 공세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국제사회에 북한을 그대로 방치하면 핵 문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당분간 대미 관계에서 소극적 태도를 이어가면서 경제발전과 외부환경 개선에 필요한 남북관계에 더 신경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북미관계와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에 집중하고 북미관계가 변화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릴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북미관계가 급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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