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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野 발전적 해체까지도” 극약처방 주문

전문가들 “野 발전적 해체까지도” 극약처방 주문

입력 2014-08-01 00:00
업데이트 2014-08-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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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소통 못하고 반성도 없어…모든걸 바꿔야””국민뜻 외면 계파이익 몰두”…”해법 안보여”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서 차가운 민심만 확인한 채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면서 당 안팎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론과 고언이 쏟아지고 있다.

선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이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졌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된 전략도, 당을 잘 이끌어갈 리더십도 실종됐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후 당의 방향에 대해서도 “비상대책위원회, 전당대회 등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모든 것을 바꿔내지 않으면 같은 난관에 다시 부딪힐 것”이라며 “발전적 해체까지 검토할 만큼 결연한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땜질처방이 아닌 극약처방을 감수하라는 주문이다.

◇국민 뜻 모르고 ‘공천파동’ 구태만 보인 선거 =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국민이 원하는 것을 모른 채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워 패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당시와 지금의 국민 여론은 달라졌는데,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은 오른쪽이 가려운데 왼쪽만 긁어준 선거”라고 평했다.

김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정말 중요한 문제지만, 이미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특히 참사가 내수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으로 국민들이 힘들어 하는 측면은 완전히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공천 파동 역시 패배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김 교수는 “대표들이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 등의 공천에서 올바른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를 그렇게 비판을 하더니, 본인들도 똑같이 인사에서 실패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려꽂기 공천 등 구태정치만 보여주니까 국민이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심하게 얘기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닌 ‘헌정치구태연합’이라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 일종의 자기부정 세력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려대 이내영 교수는 “시대변화에 전혀 따라가지 못한 채 야권연대, 전략공천 등 꼼수만 썼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아직도 계몽주의에 빠져 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여전히 ‘나를 따르라’ 식으로 국민을 끌고가려 했다”고 소통 부재를 비판했다.

◇반성없이 계파정치에만 몰두…대안정당 한계 = 전문가들은 이처럼 총체적인 문제가 터져나온 근본적인 원인은 잇따른 선거 패배 이후 제대로 된 반성이나 혁신 노력 없이 여전히 계파정치에만 골몰하는 안일한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 이 교수는 “선거는 거푸 패하는데 이를 자꾸 ‘남 탓’으로 돌린다. 자기 반성은 괴롭지만 남 탓은 편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대선만 해도 자신들의 문제를 돌아보기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꺼내 책임을 돌리는 데 바빴다. 어쩌다 패배 분석 보고서가 나오면 ‘특정계파 죽이기’라며 들고 일어서기 일쑤였다”고 지적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새정치연합은 계파간 투쟁이 일상화하면서 무정부상태가 돼 있다”며 “계파 카르텔 속에 각 계파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의사결정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센터장은 “다수당이 되려 하기보다 각 계파가 당내 권력을 갖는데 주력하고 다른 계파를 깎아내리고 있다. 제대로 된 반성이나 소통이 될리 없다”며 “그러다보니 정부가 실정을 하더라도 야당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적 해체까지 고려해야” 따끔한 지적 이어져 = 새정치연합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혁신에 힘쓰면서 재기를 모색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아니면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명지대 신 교수는 “변화를 해야하지만 방법이 없다. 답이 안나온다”며 “오히려 발전적 해체가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 다음으로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전면에 떠오를텐데 그렇다면 이를 해답이라 볼 수 있겠나”라며 “당을 해산하고 ‘해쳐모여’를 하든 ‘각개전투’를 하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해체도 강한 결기를 가져야 할 수 있는데, 지금 야당에는 그 정도의 인물이 없다. 해체할 능력도 없는 상황”이라며 “해체보다는 다음 비대위원장이 배포 큰 정치를 하면서 조직의 근본을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지대 김 교수는 “계파정치만이라도 확실히 없애야 한다. 계파들이 모두 모여 해체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센터장은 “전당대회를 한다고 해도 전혀 해법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단순히 진보만 강조하기보다는 실용적 모습을 강조하는 등 당의 노선 변경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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